힘들게 건강 추스른 권양숙 여사 노모 돌보며 ‘봉하재단’ 이끌어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9.12.2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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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의 유족, 어떻게 지내나 / 출판기념회 참석하는 등 활동 재개…아들 건호씨는 미국 체류

▲ 지난 12월16일 서강대 곤자가 컨벤션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권양숙 여사(왼쪽)와 한명숙 전 총리가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권양숙 여사가 모처럼 대중 앞에 모습을 보였다. 지난 12월16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고집 <진보의 미래> 출판기념회가 열린 서강대 곤자가 컨벤션홀에서였다. 서울 나들이도 간만에 한 셈이다. 권여사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많은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을 꺼렸다. 그래서 등장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권여사는 행사 기간 중 때로는 웃음 짓고 때로는 눈물지었다. 봉하마을에 함께 머무르고 있는 김경수 전 비서관은 “최근 이런 자리에 나오신 적이 없다. 많이 좋아지셨다”라고 말했다.

현재 권여사는 봉하마을에서 노모와 함께 지내고 있다. 바깥  출입은 자제하면서 대부분 집에서 지낸다. 남편이 떠나간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셔와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노 전 대통령에게는 장모가 된다. 서거 직후에는 슬픔과 충격으로 건강이 상당히 안 좋았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서울에 사는 딸 정연씨는 주로 주말에 봉하마을 사저를 찾아가 권여사를 만난다. 권여사는 이제 봉하마을을 찾는 참여정부 인사들을 반갑게 맞이할 정도로 심신이 안정되었다.

현재 권여사는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노 전 대통령의 묘역 문제를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권여사 입장에서는 가장 큰 책임이고 도리이다. 허허벌판에 땅 위로 드러난 비석 하나가 노 전 대통령이 여기에 영면했음을 알리는 전부이다. 김비서관은 “이런 일의 처리 과정을 잘 아는 이광재 의원이 옆에서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여사, 봉하마을에 남겠다는 아들에게 미국행 권유

딸 정연씨가 주말에 봉하마을을 찾는 반면, 아들인 건호씨는 그럴 수 없다. <진보의 미래> 출판기념회 자리에서도 건호씨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건호씨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봉하마을에 남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지금은 미국에 있다. 스스로 봉하마을에서 어머니를 모시며 자신의 역할을 찾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는데 권여사가 극구 반대했다고 한다. 김 전 비서관은 “권여사가 (건호씨가) 아직 젊은데 자신의 일을 찾아 열심히 하는 것이 대통령님의 뜻일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회사에 대한 도리도 아니라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건호씨는 지난 5월23일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재직 중이던 LG전자에 휴직계를 내고 봉하마을에 머물렀지만, 어머니의 뜻에 따라 지난 10월13일 출국했다. 현재는 LG전자의 로스앤젤레스 지사가 있는 샌디에이고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 9월 세종증권 매각 비리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지난 11월30일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 집행이 정지되어 12월6일까지 1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허리디스크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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