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김문수’, 야권은 ‘유시민’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10.01.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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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별 가상 대결 결과 / 김지사는 누구에게도 필승…유 전 장관, 서울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막강’ 경쟁력

역시 열쇠는 김문수 현 경기도지사가 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이 지난해 12월30일과 31일 이틀간에 걸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실시한 경기도 지역 여론조사 결과, 여권의 필승 카드는 역시 김문수 지사였다. 김지사는 야권 후보들과의 네 차례 가상 대결 조사에서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그의 도지사 재출마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여권의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지사의 오랜 정치적 동지이기도 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역시 지난 연말 한 인터뷰에서 “현재의 경쟁력으로 볼 때 김지사가 여당의 경기도지사 후보로 재출마하는 것이 맞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두 차례의 재·보선 때 수도권에서 모두 완패를 당했던 한나라당으로서는 6월의 지방선거를 위해 더욱 더 김지사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저널>은 현재 여야 각 당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대표 주자들을 상대로 가상 대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한나라당 김지사 외에, 민주당 김진표 의원, 진보신당 심상정 전 의원,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장관 등이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 등에서는 아직 이렇다 하게 거론되는 후보가 없다. 

우선 김지사는 ‘3야’(野)가 모두 다 출마한다는 가정 아래 4자 대결 구도에서 46.5%로 1위를 기록했다. 유 전 장관(26.9%)이 2위, 김의원(13.8%)이 3위였다. 민주당의 대표 주자로 김의원 대신 천정배 의원이 나설 경우, 오히려 김지사의 지지율이 더 상승했다. 50.1%로 나타났다. 천의원은 10.4%에 그쳤다. 유 전 장관은 27.9%로 나타났다. 김지사는 야권이 후보를 단일화할 경우에도 맞대결에서 모두 우위를 점했다. 김의원이 나설 경우 56.7% 대 31%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의원이 나설 경우에는 61.8% 대 22.8%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민주당 후보 가운데는 김진표 의원이 가장 우세

눈에 띄는 것은 유 전 장관의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들보다 더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특히 ‘김문수-김진표-심상정-유시민’ 4자 대결 구도에서, 유 전 장관이 김의원과 심 전 의원(3.8%)의 지지율까지 모두 아우르면 야권 3인의 총 지지율은 44.5%에 이른다. 가상 대결에 포함시키지는 않았지만, 만약 김지사와 유 전 장관이 맞대결하는 구도라면 박빙 승부가 펼쳐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유 전 장관의 경쟁력이 상당함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그의 지역구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 갑이었다. 

만약 김지사가 불출마할 경우에는 여당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지사를 제외한 상황에서 여권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남경필 의원과 전재희 복지부장관은 가상 대결에서 야권 후보에게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우선 남의원은 3야가 각자 출마하는 4자 대결 구도에서 모두 유 전 장관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후보로 김의원이 나설 경우 29.9% 대 35.2%로 유 전 장관에게 밀렸고, 천의원이 나설 경우에도 역시 32.2% 대 36%로 뒤졌다. 남의원은 김의원과의 맞대결에서도 37.5% 대 37.6%로 박빙의 승부를 보였다. 천의원과의 맞대결(41.8% 대 32%)에서만 앞섰을 뿐이다. 전재희 장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4자 대결 구도에서 민주당 후보로 김의원이 나섰을 경우 유 전 장관에게 27.6% 대 32.9%로 뒤졌고, 천의원이 나섰을 경우에도 30.9% 대 33.8%로 역시 근소하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장관은 천의원과의 맞대결(40% 대 34.5%)에서만 앞섰을 뿐, 김의원과의 맞대결(33.2% 대 41.5%)에서는 8.3% 포인트 차이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에서 김지사가 필승 카드라면, 야권에서는 국민참여당의 유 전 장관이 필승 카드인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특히 유 전 장관은 지난주 <시사저널>이 실시한 서울시 여론조사에서도 유력한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 카드로 부각된 바 있다(<시사저널> 제1054호 참조). 향후 야권의 단일화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의 경쟁력 또한 만만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의원은 일단 당내에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원혜영 전 원내대표, 김부겸 의원, 이종걸 의원 등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과시했다. 강력한 잠재적 주자로 거론되었던 천정배 의원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의원은 여권 후보와의 맞대결 구도에서 김지사에게만 뒤졌을 뿐, 다른 후보들에게는 우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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