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 한국 시장 향해 ‘급가속’
  • 조재길 |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
  • 승인 2010.01.1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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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다양화와 가격 인하로 시선 끌어…수입차 시장 점유율 40%대 목표로 질주 계속

▲ 국내 최대 규모의 도요타 자동차 강남 전시장. ⓒ시사저널 박은숙

도요타코리아는 1월부터 전국 딜러점에 공급하는 차량을 월 7백대로 확대했다. 종전 공급량(월 5백대)보다 40% 늘렸다. 내부적으로는 이보다도 훨씬 큰 폭으로 확대하기 위해 일본 본사와 논의 중이다. 소비자가 중형 세단 캠리를 지금 계약하면 올여름 이후에나 받아볼 정도로 대기 수요가 많아서다.

도요타 차가 인기를 끄는 것은 세계 최대 판매사라는 제조사 인지도에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이다. 도요타는 캠리(3천4백90만원)와 캠리 하이브리드(4천5백90만원), 프리우스(3천7백90만원), 라브4(3천2백10만~3천4백90만원) 등 4종을 지난해 10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캠리(2.5ℓ)는 1982년에 출시된 후 세계적으로 1천2백만대나 팔린 슈퍼 베스트셀링카이다. 국내에 도입하는 차는 편의 사양이 가장 많은 최상위급(XLE)이다. 배터리를 보조 동력으로 사용하는 캠리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 1백50마력과 ℓ당 19.7㎞의 연비를 낸다. 1ℓ로 29.2㎞를 달릴 수 있는 프리우스는 첨단 주차 보조 장치와 터치식 내비게이션을 갖추었다.

도요타 돌풍에 가장 먼저 대응하고 나선 곳은 일본 업체들이다. 비슷한 성능과 사양, 가격대로 소비층이 겹치는 탓이다. 최고 인기를 누리는 캠리와 경쟁하기 위해 일제히 중형차 값을 내리고 있다. 미쓰비시를 수입·판매하는 MMSK는 2천cc급 뉴랜서에 크롬몰딩 LCD 계기판 등 편의 장치를 추가하고도 가격을 3백60만~6백만원 낮추었다. 이에 따라 차 값이 2천7백50만(스페셜)~2천9백90만원(다이내믹)으로 떨어졌다.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뉴랜서는 최고 출력 1백45마력, 최대 토크 19.8kg·m의 힘을 낼 수 있다.

닛산코리아는 종전보다 가격을 3백만원 낮춘 뉴알티마를 1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본 차 값이 3천3백90만(2.5ℓ)~3천6백90만원(3.5ℓ)이다. 혼다코리아는 직접적인 가격 할인 대신 시빅 하이브리드를 현금으로 구입하는 사람에게 유류비 지원 명목으로 2백만원을 주기로 했다. 일본 후지중공업 계열사인 스바루는 오는 4월께 국내에 진출한다. 레거시 등 중형차를 3종 이상 들여오기로 했다. 일본 차가 주목을 받고 있는 지금이 한국 시장에 진입할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한국 차는 일본에서 ‘철수’

일본 차들은 차종 다양화와 가격 인하를 무기로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앞서나가고자 한다. 원·엔 환율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지난해 국내에서 총 1만7천27대를 판매해 27.9%를 점유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이를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요타가 진출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차 점유율은 41.6%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유럽 차 점유율(49%)을 7.4% 포인트 차이까지 따라잡았다.

올해 수입차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마(魔)의 7% 벽’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가격을 낮춘 일본 차가 국산차 시장까지 일부 파고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말 일본 승용차 시장에서 철수했다. 판매 부진 탓이다. 현재 일본에서 공식 판매되는 한국 차는 한 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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