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의 문, 그곳에 가면 열린다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10.02.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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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지원받을 수 있는 전문 기관 많아…준비도 없이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면 낭패

ⓒ일러스트 이경국

재취업의 문은 20~30대 청년 구직자에게 열린 문보다 더 좁고 가파르다. 하지만 재취업 구직자들이 느끼는 일자리에 대한 절실함은 청년 구직자들 못지않다. 재취업 구직자들의 주를 이루는 40~50대는 경제력이 가장 필요한 시기이다. 자녀들 대학 교육과 결혼 준비에 대한 압박이 최고조에 오를 때이다. 자신들을 위한 노후 설계도 해야 한다.

은퇴자 대다수가 준비 없이 회사 밖으로 내몰려 나왔지만 섣불리 덤비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생각만큼 보람 찬 인생 후반부를 설계하기 어렵다. 절박함에 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 취업 전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인지라 머릿속은 캄캄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자니 두려움이 앞선다. 재취업 구직자들에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이다. 다행히 무료로 취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있다.

노사공동재취업지원센터(www.newjob.or.kr)는 아르바이트와 자영업을 포함해 경제 활동 경력이 1년 이상인 구직자들에게 재취업과 창업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노총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민간 업체에 의뢰했을 때 1인당 3백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 서비스를 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제공한다. 여기에 회원으로 등록하면 개인별 전담 컨설턴트가 배정되어 별도 공간에서 일대일로 상담이 진행된다. 한 번 등록하면 3개월까지 이용할 수 있고 한 차례 연장이 가능하며, 사후 관리도 지원한다.

▲ 서울 태평로1가에 위치한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시사저널 임준선

노사공동재취업지원센터에서는 기업 채용 업무를 지원하는 잡매칭 컨설턴트 3명, 개인 고객 취업을 지원하는 커리어 컨설턴트 66명이 상담을 맡고 있다. 이들은 구직자의 심리적 안정, 경력 전환, 역량 강화에서부터 취업을 위해 필수적인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는 것까지 구직 활동 전반을 관리한다. 서울, 부산, 경기를 비롯해 전국 13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 중 서울 여의도와 강남, 경기 수원 권선구, 부산 연제구에는 고객취업지원실이 준비되어 있다. 고객취업지원실에는 재취업 관련 강의가 진행되는 강의실, 개인이 구직 활동 중 필요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컴퓨터실, 팩스와 복사기가 비치된 사무 공간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면접 시뮬레이션실과 사진 촬영실을 갖추고 모의 면접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도록 하는 비디오 코칭을 도입했다.

양균석 노사공동재취업지원센터 본부장은 “구직자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 MBTI를 비롯해 개인의 직업에 대한 성향을 파악하는 것에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다. 구직자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1차 목표이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눈높이를 낮추어 스스로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악역도 맡을 필요가 있다. 컨설턴트 한 명이 2백50명에서 3백명 정도를 맡고 있는 등 연령·경력·직종별로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라고 말했다.

각 지자체들, 취업 전문가 확보하고 서비스 일원화하기도

ⓒ시사저널 임준선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취업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지난해 설립한 취업 전문 기관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job.seoul.go.kr)는 지난 1월1일부터 서울시 산하의 모든 구인·구직 정보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전산망을 통합했다.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25개 자치구의 취업정보센터, 여성발전센터, 고령자취업알선센터, 장애인취업센터를 일원화한 것이다. 그동안은 구직자가 등록한 취업센터에서만 일자리 알선이 가능했지만 서비스 일원화로 한 곳에만 구직 등록을 하면 서울시 산하 모든 취업 지원 기관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무선인터넷 시대를 맞아 모바일 취업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통합으로 72개 취업지원센터에 2백명의 전문 상담사를 확보한 서울시는 상담 관리 시스템을 통해 일대일 심층 상담을 강화할 예정이다. 직업 능력과 취업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고용 시장 정보가 없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직자들에게는 단계별로 취업 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3회 이상 일자리 알선을 받고도 미취업 상태인 구직자에게는 취업 전문가가 월 1회 이상 취업 준비 교육을 실시한다. 그래도 취업이 안 되는 경우에는 희망자에 한해 계층별·직종별 구직자 성향에 맞는 직업 훈련도 알선한다. 최항도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 본부장은 “일자리 네트워크를 강화해 좀 더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보 통합을 통해 지역 접근성과 서비스 효율성이 제고된 지역 밀착형 취업 지원 서비스로 취업 성공률을 높여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경기도가 지난해 2월 설립한 경기일자리센터(www.intoin.or.kr)에서도 재취업 구직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30세 이상, 55세 미만의 재취업 희망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교육 기간은 9주간으로 전문 컨설턴트와의 밀착 상담을 통한 자가 진단 및 취업 교육, 실전 취업 상담 및 취업 연계가 진행된다. 교육 완료자와 조기 취업자에게는 20만원의 참여 수당이 지급된다. 교육이 끝난 이후에도 미취업자에게 지속적인 취업 활동이 제공된다. 권역별로 용인, 부천, 수원, 의정부, 안양, 평택, 시흥 등에 상담 및 교육 장소가 마련되어 있어 거주지와 가까운 곳을 이용하면 된다.

주로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찾는 곳으로 인식되어온 노동부고용지원센터 역시 취업 지원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은 고용지원센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일자리를 찾아주는 역할이 미비했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취업 성공 패키지 사업은 취업 훈련, 직업 알선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저소득층인 기초생활수급자뿐만 아니라 최저 생계비 1백50% 이하인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취업에 성공할 경우에는 1개월 근속할 때 60만원, 3개월 근속할 때는 40만원, 총 100만원의 취업 성공 수당도 지급된다. 2월 내에 저임금 실직 노동자를 위한 취업 주치의 제도를 실시해  일대일 맞춤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대다수 고령자들은 다시 직업을 갖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고령자를 위한 취업지원센터가 마련되어 있다. 노동부에서 운영하는 고령자 인재 은행은 전국 48개 센터에서 고령자들을 위한 취업 상담 및 알선을 맡고 있다. 일부 센터는 일자리 개척 동아리도 운영한다.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며 주로 육아 도우미 및 간병인, 경비원 등의 단순한 소일거리를 알선받게 된다. 이곳을 통한 취업자는 2005년 3만여 명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 지난해에는 6만명을 넘어섰다.

▲ 노사공동재취업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서울 여의도 중견전문인력고용지원센터. ⓒ시사저널 임준선

새로운 직업은 직무 훈련 프로그램 거치는 것이 좋아

서울시가 운영하는 고령자취업알선센터 23곳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에 주소를 둔 55세 이상 고령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데, 60~70대의 장년층이 주를 이룬다. 가까운 센터를 찾아 이력서와 희망 직무를 등록하면 일련의 훈련을 거쳐 직업을 추천받을 수 있다. 과거에 비해 고학력자들의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 경비원, 주차 관리원, 광고모델, 설문조사원에 맞는 직무 훈련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설문조사원 교육 과정은 고학력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연륜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부나 대학생에 비해 더욱 깊이 있는 설문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반응도 좋다. 교사나 연구원을 지낸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 중앙고령자취업알선센터의 윤형준 과장은 “예전 경력에 매달려 직업의 귀천을 따져서는 취업하기 힘들다. 노후에 직업을 선택할 때에는 과거의 경력이나 학력보다는 재미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라고 충고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는 고령자 뉴스타트도 찾아볼 만하다. 고용지원센터에 구직 등록을 만 50세 이상 실직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수요 조사를 통해 고령자 훈련과 취업에 적합한 직종을 선정해 위탁 훈련 기관에서 훈련을 받도록 지원한다. 훈련비는 전액 무료이고, 훈련 및 연수 수당으로 월 20만원을 지급한다. 요양보호사, 실버 웃음 코디네이터, 전통공예 강사, 특수용접, 조경 기능사 등 18개 기관에서 19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1~3개월에 걸친 교육이 끝난 후에는 취업 알선 서비스도 제공된다.

자신의 고급 경력을 활용하고 싶다면 중견 전문 인력 고용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려볼 수도 있다. 고급 인력의 무료 재취업 교육 및 알선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중소기업 이상 기업체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과장급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자로서 50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과 광주로 나누어 2개소를 중심으로 운영했고, 올해 지역별로 4곳 정도 더 신설될 예정이다. 이곳에 등록하면 컨설턴트로부터 상담 및 각종 취업 교육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면접 및 이력서 작성법 등 실무적인 부분은 물론 심리적인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주로 중소기업의 영업 총괄, CFO(최고재무책임자), 경영 기획 관리, 컨설팅 분야 등에 취업을 하게 되는데, 지난해 전체 신청자 2백75명 중 1백20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은 50대 중·후반의 중년층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중견전문인력고용지원센터의 임수정 선임 컨설턴트는 “지난해 65세의 고령자가 등록한 지 세 달 만에 취업에 성공하기도 했다. 고령일수록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당당한 태도와 어느 정도의 눈높이 조절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결혼과 육아 문제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 단절 여성에게도 취업의 문턱은 높다. 여성부가 운영하는 ‘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는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한 재취업 기관이다. 육아나 내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여성들에게 직업 상담, 직업 훈련, 동행 면접, 취업 후 사후 관리 등을 제공한다. 이곳에 등록한 여성들에게는 전문 직업상담원이 배정된다. 상담원으로부터 개별 상담을 받은 후 취업 연계 서비스까지 이루어진다. ‘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는 지난해 전국에서 72곳이 운영되었다. 올해에는 77개소로 늘어난다. 센터마다 직업상담사 두 명과 직업설계사 다섯 명이 일한다. 직업설계사는 여성들을 고용할 기업을 알아본다. 기업이 센터에서 훈련받는 여성들을 고용하겠다고 나서기도 한다. 취업 매니저 양성 과정, 세무 실무 전문가, 바리스타 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각 센터마다 운영하는 과정이 다르다. 지난해 총 8만5천7백71명이 구직 등록을 해 4만2천4백88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김숙자 여성부 경력단절여성지원과의 과장은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구직 여성의 의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는다. 재취업을 위해서는 구직자가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에 임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퇴사 전 미리 전직 지원 프로그램 활용할 수도

재취업이 국가나 개인의 관심사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퇴사자들의 재취업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KT에서는 지난 2009년 12월14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특별 명예퇴직을 통해 5천9백92명이 퇴직했다. 근속 기간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접수한 명퇴 신청자들의 평균 연령은 50.1세, 평균 재직 기간은 26.1년이었다. KT는 이들에게 재테크와 사회 적응 교육, 창업 및 재취업 지원 컨설팅, 금융 기관 알선 등 퇴직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취업 지원 컨설팅은 주로 외부 민간 업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강혜숙 DBM코리아 이사는 “도입 초기인 2000년대 초반에는 이벤트성 대규모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일회성 계약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시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퇴직이 늘어나면서 장기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직 지원 서비스는 회사가 마지막으로 제공하는 복리 후생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대기업에 비해 아직까지 전직 지원 업체를 이용하는 중소기업은 많지 않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이런 서비스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후 관리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 김명자 제이엠커리어 본부장은 “정부에 전직을 지원하는 장려금 제도가 있다. 중소기업은 사실상 무료에 가깝다. 그런데도 이용하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전직 지원 업체에서는 MBTI 검사 등 객관적 진단 키트를 사용해서 구직자 자기 진단, 성향 진단, 커리어 진단을 내린다. 구직자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그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본부장은 “대기업의 퇴직자 대부분은 현재 자신의 실력과 위치를 정확히 모르고 있다. 대기업이라는 거품을 걷어내고 시장 상황, 시장 가치를 설명해 본인을 파악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심리적 안정을 주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 김본부장은 “퇴직을 앞두고 기분이 좋을 사람은 없다. 다른 기업 강의도 나가보지만 퇴직 대상자들은 분위기가 다르다. 우울하고 막막하고 초조해한다. 그것을 풀어주기 위해 웃음을 넣어 안정시킨다”라고 말했다.

재취업은 퇴직 이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재취업 성패가 좌우된다. 최근에 재직자를 위한 경력 관리 프로그램이나 컨설팅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수련 인지어스 선임 컨설턴트는 “한 직장에서 나의 미래를 책임져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보통 직장인들은 회사에 있을 때 아무런 목표나 경력 관리 없이 출퇴근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에도 재취업을 고려한 경력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먼저 자기 일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기 일에 충실한 사람이 다른 일에도 충실한 법이다. 인사 관계자들은 전 직장에서 얻어낸 성과를 유심히 살펴보게 마련이다. 김명자 제이엠커리어 본부장은 “재직하고 있는 사람은 우선 자신의 업무에서 성과를 올려야 한다. 경력을 활용하건 하지 않건 자신의 업무에서 성과를 얻어내면 기본적인 성실성을 보장받는다.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것도 중요하다. 경쟁 회사에 있는 사람이라고 함부로 대하면 나중에 낭패를 볼 수 있다. 경력을 이어가다 보면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예전 생각만 하다 보면 좋은 일자리를 놓치기 쉽고 취업을 하더라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기업 임원급들은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나서 쉽게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강혜숙 DBM 코리아 이사는 “40대 초반까지 재취업률이 높은 반면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눈높이가 있어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자격증은 재취업 성공을 위한 주요 키워드이다. 그래도 무조건적인 자격증 수집은 도움이 안 된다. 김명자 본부장은 “자격증을 선택할 때 내 직업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큰 흐름을 보는 안목도 중요하다. IT 붐이 일었을 때 프로그래머 자격증에만 의존한 사람은 프로그램 개발이 끝나면서 경력이 끝났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운영과 관리에 눈을 돌렸어야 한다. 지금은 고령화 관련 자격증에 주목해보는 것도 좋다. 젊은이들과 경쟁하기보다 나이가 노하우가 되고 인정해주는 쪽으로 가면 좋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나라에서 자격증을 양성하고 싶은지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퇴직하고 누구나 따려고 하는 공인중개사는 안 주고 싶어 하는 자격증이다. 시험이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자신이 원한 직업이 아닌 타인들이 보는 나를 고려한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고민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늙어서까지 즐겁게 살기 위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전문 기관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강혜숙 DBM코리아 이사는 “혼자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 목표를 세워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는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희망으로 노후 준비에 대한 생각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이다. 외환위기 시절 명예퇴직으로 아픔을 겪고 이제는 은퇴를 앞두고 있다 보니 정서적 설움을 가지고 있다. 재취업에 성공한 함우영씨(57)는 “패배 의식, 자괴감에 빠져 밖으로 나가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취업센터에 꾸준히 나가 상담을 받고, 교육을 받고, 정보를 찾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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