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스포츠 장벽 깨고 내달린 흑인들
  • 신명철 | 인스포츠 편집위원 ()
  • 승인 2010.02.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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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은 동계 스포츠 종목에서는 추격자이지만 하계 스포츠 종목에서는 이미 지배자이다. 타고난 유연성과 순발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흑인의 우월함이 돋보이는 대표적인 종목 가운데 하나가 복싱이다. ‘갈색 폭격기’로 불린 조 루이스를 비롯해 플로이드 패터슨, 캐시어스 클레이(무하마드 알리), 조지 포먼 등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흑인 헤비급 복서 계보는 그 자체가 세계 프로복싱의 역사이다.

미국의 4개 메이저 프로 스포츠 종목 가운데 아이스하키를 뺀 미식축구, 야구, 농구에서 흑인 선수들은 각 팀의 주력 선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오랜 기간 백인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테니스도 1960년대 아서 애시(미국)가 등장하면서 흑인들의 활약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애시는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데이비스컵 미국대표 선수로 뽑혔고 윔블던 등 주요 국제 대회에서 지미 코너스(미국), 비외른 보리(스웬덴) 등 백인 경쟁자들과 싸우면서 수많은 우승 기록을 남겼다.

지난 1월30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2010년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쥐스틴 에넹(벨기에)을 2 대 1로 꺾고 2연속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서리나 윌리엄스는 ‘흑진주’라는 별명대로 흑인이다. 윌리엄스는 이 대회에서만 5번째,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서는 12번째 정상에 올랐다. 이전의 여자 테니스 우수 선수는 빌리 진 킹(미국),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체코) 등 백인 일색이었다.

재키 로빈슨이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에 입단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에서 흑백 인종 장벽을 깬 사실은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어지간한 스포츠팬이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전에 미국의 흑인 야구 선수들은 ‘니그로리그’라는 그들만의 리그를 벌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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