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였던 ‘좌희정·우광재’ 지방선거에서 기지개 펼까
  • 원주·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0.02.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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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양팔’, 출사표 던져…야권 판도에 변화 부를 듯

▲ 2월24일 강원도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가진 이광재 민주당 의원(가운데) 출판기념회에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대거 참석했다. ⓒ시사저널 유장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일컬어졌던 이광재 민주당 의원(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이 정계 은퇴 선언을 번복했다. 그는 지난 2월17일 강원도 원주시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정계 복귀 선언과 함께, 6·2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미 충남도지사 선거 출사표를 던진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함께 ‘친노’의 핵심인 두 사람의 보폭을 맞춘 행보가 향후 야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행사장에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관계자들이 대거 몰렸다.

이의원은 지난해 3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4천만원을 선고받고 석방된 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조성하면서 거의 그곳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의원은 “노 전 대통령 묘역 공사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출판기념회를 해도 되는지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더 이상 슬퍼할 수도, 물러설 곳도 없다. 일하면서 봉하마을을 살피는 것이 진정 노 전 대통령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의 형식은 출판기념회였지만 내용은 강원도지사 선거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이의원은 “당 지도부에서 도지사 출마에 대해 많은 말을 한다.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겠다. 몇 분과 함께 논의해서 얼마 후에 ‘강원도를 이렇게 바꿔나가겠다’라는 것을 말씀드리겠다”라고 밝혔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을 모셨던 저와 이광재 의원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힘을 달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광재 의원의 항소심 선고, 지방선거 이후로 늦추어질 수도

‘좌희정, 우광재’가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등 ‘또 다른’ 친노 진영이 지난 1월 창당한 국민참여당과 어떤 관계가 형성될 것인지 주목된다. 이의원의 한 측근은 “이의원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도 안 되어 정당(국민참여당)을 만든 것에 대해 썩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오랜 기간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백원우·서갑원 의원과 안희정 최고위원 등도 민주당 중심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의원의 강원도지사 출마 행보에 최대의 장애물은 역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항소심이다. 만약 6·2 지방선거 이전에 1심과 유사한 판결이 나온다면 그는 ‘꿈’을 접어야 한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지난 2월 법원 인사에서 이의원의 항소심을 맡았던 재판부가 바뀐 것이다. 새로운 재판부가 그동안의 자료와 재판 기록을 다시 검토하면서 항소심 판결이 6·2 지방선거 이후로 늦추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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