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취월장’ 현대차, 질주 계속하려면…
  • 이철현 (lee@sisapress.com)
  • 승인 2010.03.1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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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품질 조사 등 각종 평가에서 최상위권 유지…선진 기업 ‘견제’·후발 업체 ‘추격’ 동시에 막아내야

 


‘사람이 개를 물었다.’ 미국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현대·기아차의 비약적 성장세를 자동차 산업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미국 시장조사 기관 JD파워가 실시한 신차 품질 조사(IQS)에서 일반 브랜드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 2000년 JD파워의 신차 품질 조사에서는 34위에 그쳤으니 엄청난 신장세이다. 또, 현대차 대형 세단 제네시스는 ‘2009년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었다. 기아차 박스카 쏘울과 현대차의 중형차 쏘나타는 미국 중고차 잔존 가치 평가 기관 ALG가 실시한 중고차 잔존 가치 평가에서 최상위에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각각 2조2천3백50억원과 1조1천4백45억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전세계 자동차업체 가운데 영업 흑자를 거둔 업체는 독일 폴크스바겐과 이탈리아 피아트밖에 없다(도표 참조). 세계 자동차 1위 업체 도요타는 지난해 12조3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도요타와 함께 일본 자동차 3인방인 혼다와 닛산도 각각 4조1천억원, 2조4천억원의 적자(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를 기록했다. 미국의 GM과 포드, 크라이슬러도 세계 금융 위기 여파로 사상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전세계 자동차업체가 악전고투하는 와중에 현대·기아차는 세계 시장 점유율 5%를 돌파했다.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국에서의 시장 점유율도 4.4.%를 기록했다. YF쏘나타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미국 시장 점유율은 5%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의 전세계 판매량은 4백64만대로 해외 판매 실적이 10년 만에 2백7% 성장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5백40만대이다.

지난해 영업 이익에서도 세계 자동차업계 ‘최고’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는 괄목상대하게 올랐다. 미국 브랜드 가치 조사 기관 인터브랜드가 지난해 실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 조사에서 현대차는 69위를 차지했다. 브랜드 가치는 46억 달러에 이르렀다. 세계 유명 자동차 브랜드들이 세계 금융 위기 탓에 고전했으나, 현대차만 전년도에 비해 3단계 올랐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앞길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세계 자동차업체들은 지난해까지의 생존 전략에서 벗어나 성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업체 간 자본 제휴까지 모색하고 있다. 선진 업체들은 지난해 눈부시게 성장한 현대·기아차를 견제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과 인도의 자동차업체들은 생산 능력을 늘리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자동차 생산 대수가 9천5백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경쟁 격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세계 시장에서 후발 업체들의 추격과 선진 업체들의 견제를 동시에 돌파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품질 경영과 연구·개발(R&D)을 강화해 고객 최우선 경영과 친환경 자동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자 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를 글로벌 선두 업체로 도약하는 해로 삼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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