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길 뚫는 ‘대통령의 요리사’
  • 소종섭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10.03.23 14: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문술 서정대 조리학과 교수

 

‘대한민국 요리 명장’ 문문술 서정대 조리학과 교수가 한식 세계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1998년 3월26일부터 2003년 6월30일까지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모시며 청와대 조리 책임자로 일했던 그는 조리사로서 최초로 공무원 3급 국장을 역임했다. 경희대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하고 롯데호텔에서 19년7개월간 근무한 그는,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찬 기도회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대통령의 요리사가 되었다.

문교수는 “김 전 대통령은 특히 홍어를 좋아했는데 삭히지 않은 홍어는 회로, 중간쯤 삭은 홍어는 탕이나 무침으로, 완전히 삭힌 홍어는 전을 부쳐 먹는 것을 좋아했다. 시래기 된장국 같은 한식 음식도 즐겼다. 김 전 대통령은 음식을 가리지 않았지만 미식가여서 확실하게 맛을 내야 했다. 이를 위해 팔도에서 나는 식재료나 전통적인 요리법을 연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주방에 자주 들러 담소를 나누는 등 권위 의식이 없이 서민적이었다. 음식은 가리는 것이 없었고 반찬을 많이 차리는 것을 싫어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5년 동안 생활하면서 문교수는 어떤 것이 좋은 식재료인지, 음식 간 궁합으로는 어떤 것이 좋은지,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어떤 맛있는 요리들이 있는지 등 음식에 대한 이해를 크게 넓혔다. 문교수는 “인공 감미료를 쓰는 것은 우리 음식의 맛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다. 한식의 기본은 쌀, 물, 소금이다. 어떤 쌀, 어떤 물, 어떤 소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인공 감미료보다 양념 하나라도 발효시켜 국이나 찌개를 끓이는 등 발효가 한식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교수는 ‘한식 세계화’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범람하는 것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았다. 표준화는 물론 위생적인 면에서도 부족하고 인공 감미료를 잔뜩 넣어 음식을 만드는 등 문제가 많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슬로우 푸드 흐름에 맞추어 천연 감미료와 발효 식품을 사용하는 한식이 각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가 ‘청류동’ ‘부뚜막’이라는 브랜드로 100% 천연 감미료를 사용하는 외식 사업을 시작하려는 이유도 이런 안타까움 속에서 제대로 된 한식을 선보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문교수는 “10년 이상 단체 급식 경험이 있는 포세카와 함께 한식 세계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아홉 개의 해외 지점을 보유한 중견 회사인 포세카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식을 세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리사가 행복 전령사·건강 전령사·화합 전령사라는 자부심으로 오늘도 주방을 지킨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