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서울시장 예비후보 나경원 의원 인터뷰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10.04.1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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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정체성에 맞는 주류의 대표 주자라고 생각한다. (당내에) 그런 기대가 있다”

시사저널은 ‘서울시장 예비후보에게 듣는다’ 그 세 번째 순서로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을 4월1일 오전 국회에서 만났다. 나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을 싣는다.


▲ ⓒ시사저널 이종현


다른 경쟁후보들과 차별화되는 나경원 후보의 서울시에 대한 시정 철학과 비전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서울 재창조를 통해 서울을 동아시아 중심도시, 세계 4강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이 있다. ‘그랜드 서울 플랜’이다. 서울-인천-경기를 잇는 광역수도권 활성화에 대한 비전이 타 후보와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 21세기 들어 세계의 인재와 자본을 흡수하는 블랙홀은 글로벌 메가시티리전(Mega City Region)이다. 반면 우리는 그동안 수도분할론으로 나라 전체가 갈등과 혼란에 휩싸여 왔다. 세종시를 워싱턴D.C로 만들겠다고 한 한명숙 전 총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한나라당 내의 오세훈 시장이나 원희룡 의원도 수도분할 문제에 대해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방관자적 자세를 취해 왔다고 보여진다. 두 번째는 서울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비전이다. “서민이 편안한 글로벌 생활도시”를 지향하는 것이다. 하향평준화가 아니라 상향평준화된 삶의 질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시 행정, 낭비 행정 안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생활시정, 알뜰시정으로 시민세금 아껴서 꼭 필요한 곳에 잘 쓰는 시장이 될 것이다.

현 오세훈 시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날로 더 매서워 진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가?
우선 역사문화에 대한 철학이 없다는 것이다. 광화문 광장만 해도 역사문화적 의미에 대한 고려 없이 오시장 스스로 말한 바처럼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 본다’는 식이다. 또한 ‘글로벌 서울’을 말했지만 정작 그 비전을 굉장히 협소하게 바라본다는 것이다. 오시장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글로벌 서울이란 결국 비실용적인 디자인에나 돈 쓰는 일, 해외 광고비나 마케팅에 돈 쓰는 일, 광화문 광장에 꽃밭 만들고 행사 유치하는 일에 돈 쓰는 일 정도로 인식되게 되었다. 정말 글로벌 서울을 만들겠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경기-인천 등과 연계한 광역 수도 계획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집행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즉 낭비 행정이다. “원가개념이 없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디자인 시정도 방향성은 옳지만, 그 시행과정을 보면 너무 낭비가 많고 시행착오가 많다.

여권 일각에서는 새로운 ‘제3후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항상 선거 때마다 나오는 얘기이다. 무엇보다 현재 나를 비롯해서 오시장, 원의원 등이 모두 유력한 야당주자인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서 승리하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다만 제3후보론이 나오는 배경을 되짚어 보면, 현재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오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사실상 굉장히 폭넓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교체 의향이 50%가 넘는 현역단체장이란 조사결과도 있지 않았나.

“한명숙 후보에 대한 적임자는 바로 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
‘與-野’ 대결이 아닌 ‘女-女’ 대결이 되면, 정권심판론을 상당부분 희석시킬 수 있다. 같은 여성이라도 한 전 총리와 나는 매우 다르다. ‘나경원-한명숙’ 구도는 여성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측면에서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동시에 ‘미래지향적으로 계속 일할 세력 - 노무현에 기대어 과거로 회귀하는 세력’ 혹은 ‘서울과 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세력 - 수도를 쪼개고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하향평준화 시킬 세력’이라는 구도로 갈 수 있다.

오세훈·원희룡 후보들이 당내에서 이른바 ‘비주류’로 통하고 있고, 그런 면에서 나후보가 당내 최대 계파인 ‘친이계 주류’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시장이 자신의 꿈을 위해 독자적인 행보를 할 것이란 우려는 (당내에) 분명히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원의원 역시 당내 정서와 안 맞는 측면이 있다. 그런 면에서 비교적 소통이 잘 되는 나를 우호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는 있겠다. 하지만 나는 경선에 참여할 때 특정 계파의 지원을 받거나 어느 계파의 대표주자라는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았다. 그동안 내가 ‘친이’도 ‘친박’도 아닌 중립의원으로 분류되어 온 것을 언론이나 국민들도 잘 아실 것이다. 친이계 주류의 대표주자라기 보다는 한나라당 정체성에 가장 잘 맞는, 한나라당 주류의 대표주자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당내 일각에서는 나후보를 ‘흥행 카드’로만 보는 인식이 있는 듯하다. 본선용이라기보다는 경선용이라는 시각도 있고, 과연 경선을 완주할 것이냐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일종의 네거티브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태까지 내가 시작한 일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 둔 적이 거의 없다. 내가 중간에 내려와야 안심되는 분들이 많은 모양이다. (웃음) 내 경쟁력에 대해서 그만큼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오히려 다른 후보들의 본선경쟁력에 대해 의심하는 측에서 나에게 기대를 갖고 돕고 있다.

나후보를 평가하는 장점 중에는 항상 수려한 외모와 언변 등 ‘스타성’이 따라 다닌다. 이는 달리 말해서, 너무 외양만 내세우려 한다는 단점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그 지적에 대한 부분에 항상 부담감이 있다. 그런데 내가 또 실제 성격은 약간 털털하고 뒤끝이 없는 스타일이다. 잠깐 속상해도 금방 잊고 다른 일에 매달린다. 우리 국민들이 매우 현명하고 또 무섭다. 잠깐은 알맹이 없이 말과 외모로 어필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알아차린다. 내가 정치에 입문한지 6년이 지났고, 수없이 언론에 노출되고 평가받았다. 결국 국민들이 내 외모나 주변적인 요소보다는 내가 한 일과 활동에 대해 평가해 주시고 있는 것 아니겠나.

서울시장 경선 참여를 중진급 도약 등 자신의 정치적 위상 강화 목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그동안 당내 선거를 한 번도 안 나왔다. 사실 18대 들어 주변에서 최고위원 출마 권유도 많았는데, 정치인이 너무 빨리 조로현상을 보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권유도 마다하고, 일하는 자리인 정조위원장 자리만 했었다. 만약 그때 최고위원 나갔더라면 여성 몫으로 당선됐을 것으로 보는 분들이 많았다. 내 개인의 정치적 위상 때문에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진 않는다.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늘 대선에 가기 위한 징검다리용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서울시장 자리는 행정가로서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언젠가 한번은 서울시장 자리를 맡아 봤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바람은 있었다. 다만 지금 꼭 해야 하느냐에 대해서 상당한 고민을 했고, 그 때문에 (출마) 결정이 좀 늦어지는 부분은 있었다.

같은 당내 경쟁 후보들과는 다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아는데.
그래서 참 당내 경선이 어렵다. 그분들 자체를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그런 사람이 있는 것이다. 꼭 100점 맞는 사람이 대통령 되는 것은 아니잖나. 결국 이 시대가 70점 맞는 사람을 요구할 때에는 70점 맞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시대가 요구하는 것에 누가 맞느냐 하는 문제지, 누가 더 낫고 못하고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두 분 다 상당히 각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에 나는 건전한 비판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조금만 지나치면 또 비난이 될 수 있어서 어렵다.

그래도 네거티브 일변도는 안 가더라도 어느 정도의 공격은 필요할 듯하다.
당내 경선이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선거는 많이 깨끗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당내 경선은 선거법에 있어서 예외지역이었던 면도 있었던 것 같다. 선관위에서도 당내 경선에 대해서는 당내 문제라고 해서 특별히 개입을 안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경선 문화를 한번 바꿔보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첫째, 좀 깨끗한 경선을 하자. 둘째로 네거티브 선거 하지 않겠다. 세 번째, 우리 서울시당 내에서 만이라도 계파간 갈등이 극복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세 가지 바람을 갖고 임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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