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 아래 체급’ 북한 해군 “그래도 과소 평가는 금물”
  • 김남부 | 예비역 대령·해군 군사전문가 ()
  • 승인 2010.04.13 14: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북한 해군력 비교 / 북한, 함정 수에서 앞서지만 성능·전투력은 낮아…게릴라전 능한 소형함들은 위협적

천안함 침몰 사건은 여러 가지로 우리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충격적인 것은 북한 해군력에 대한 두려움이다. 북한의 개입설이 사실이든 아니든, 여러 가지 가설에 따라 다양하게 거론되는 북한의 공격 가능성은 우리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지금까지 우리의 해군력이 북한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과연 북한의 해군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북한 해군의 군사력을 다시 한 번 짚어보자.

남북한의 군사력을 비교할 때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병력 규모이다. 하지만 해군에서 병력 규모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주력 함정과 무기 체계 성능 그리고 운용술이 중요한 전투력 요소로 고려된다. 현재 남북한 해군 병력은 <국방백서>를 기준으로 볼 때 우리 해군이 6만8천명(해병대 2만7천여 명 포함), 북한 해군이 6만여 명으로 편성되어 있다.

▲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 ⓒ연합뉴스

그러나 북한 귀순자들은 한결같이 북한 해군 병력이 과소 평가되어 있다고 진술한다. 이들의 진술을 들어보면, 북한 해군이 최소한 13만여 명 이상은 될 것이라고 한다. 북한 해군이 8백10여 척의 함정과 수많은 기지와 해안 방어 시설을 운용하는 것으로 볼 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통상 전체 해군 병력을 평가할 때는 함정 근무자 수의 세 배 수준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나, 북한 해군 병력은 함정 근무자 수의 약 1.8배 정도로 적용되어 있다. 여기에는 국방부에서 군사력을 평가할 때 군 간의 미묘한 알력이 작용하는 부분도 영향이 있다. 북한 해군 병력은 분명하게 귀순자 진술 등을 포함해 체계적으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함정의 수적인 면에서는 단연 북한이 많은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해군은 최첨단 이지스함을 비롯해서 아시아 최대 상륙함인 독도함 등 1백70여 척을 보유한 반면, 북한 해군은 다수의 유도탄 함정을 주축으로 8백10여 척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적으로는 북한이 앞서지만, 성능과 전투력에서는 우리의 해군력이 북한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이다. 우리 해군은 이제 최첨단 전투함과 잠수함, P-3C 대잠 항공기 등 입체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해군으로 이미 발전하고 있다.

무기의 성능과 체계상 해상에서의 전면전으로는 우리 해군을 당해내기 힘들다고 판단한 북한 해군은 육지 인근에서 유리한 이른바 게릴라 전술에 필요한 소형함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북한 해군은 수적인 우세와 함께 70여 척의 잠수함정, 40여 척의 유도탄정, 1백90여 척의 어뢰정, 2백60여 척의 고속상륙정과 공기부양정 등 상륙 함정들에서는 한국 해군과 연합 해군에게 매우 위협적인 세력으로 존재한다. 북한이 이렇게 많은 소형 전투함정을 보유한 것은 동서로 함대가 분리되어 있어 동·서해 함대사령부 간 상호 함정의 지원이 어려운 점과 전략상 연안 방어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북한 해군은 과거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전술면에서도 유격 전술 개념을 도입해 기습적으로 공격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연안 기지를 중심으로 속력이 빠른 소형함 위주로 전력을 운용한다. 또한, 전시에는 지상군의 공격을 측방에서 보호하고 전선 후방 지역에 다수의 상륙 세력들을 침투시켜 우리 군의 전선 후방을 교란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고속상륙함정들이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북한 해군의 잠수함정 세력은 우리 해군에게 위협적인 반면, 항공 세력을 보유하지 못해 입체 작전 능력이 없는 점은 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 

▲ 지난해 5월 동해항에서 일반에게 공개된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시사저널 유장훈

 북한, 다양한 어뢰·기뢰도 개발해 보유 중

북한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어뢰는 53-56형 21인치 어뢰로 열추진 방식의 차이로, 수동 음향 직진형 어뢰가 대부분이며 충격 관성과 능동 자성 기폭 방식이다. 탄두는 고폭탄인 HE4백20kg 정도의 위력이다. 또한, 상어급 잠수함에 탑재되어 있는 어뢰는 앞에서 말한 53-56형이거나 53-65KE 소련제 수출형 어뢰일 가능성이 있다. 53-65KE형은 HE3백kg의 항적 추적 어뢰로 ‘Fire and Forget’(발사 후 망각) 방식이다. 공격을 당하는 수상함에서 피하기는 어렵지만, 터빈 엔진이 소음이 많고, 적함이 만들어내는 항적을 따라 갈지자(之)로 추적하는 방식이어서 상대적으로 탐지해내기는 매우 쉽다. 기폭 방식은 촉발식과 근접 신관을 다 갖추고 있다. 

그러면 북한이 보유한 기뢰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일부 언론에서는 북한이 해저 기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북한은 다양한 종류의 기뢰를 개발해 보유 중이다. 각종 자료를 종합해보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기뢰는 대상륙방어기뢰, 해저부설기뢰, 부유기뢰, 흡착기뢰 등이다. 대상륙방어용기뢰는 수심 1~2m의 해안선에 부설해 적군의 상륙을 저지하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TNT 10~15kg 정도의 위력을 가지며 선박을 이용해 부설한다. 해저기뢰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대개 3~1백50m 수심에 함선이나 잠수함 및 항공기 등을 이용해 부설하는 기뢰로 HE3백~7백kg의 위력을 갖고 있으며, 수상함의 소음이나 자장 변화를 감지해 폭발한다. 부유기뢰는 기뢰를 함정이 지나가는 항로에 앵커를 연결하거나 물 위에 띄워놓아 함정이 지나갈 때 접촉해 터지는 방식으로, 폭발력은 TNT 1백50kg 정도이며 함선에 의해 부설된다. 북한은 1980년대 이후 함정 폭파를 위해 흡착기뢰를 만들었다. 이 흡착기뢰는 시한 신관으로 통상 작동되며 잠수부들이 침투해 함정 선체 하부에 장착하는 기뢰로 TNT10~13kg 정도의 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천안함 사건에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 자세한 것은 인양 후 면밀한 조사를 통해 알려지겠지만,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군사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여러 정황상 어뢰 공격 가능성도 낮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해군력을 절대 과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