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제1기 독자위원회 회의가 4월28일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4월 한 달간 발행된 <시사저널>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함께, 주요 사회적 이슈를 놓고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안성모 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회의에는 문정신·예승우·조상욱 독자위원이 참석했으며, 소종섭 편집장이 배석했다. 1시간30여 분 동안 가졌던 열띤 토론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사회 한 달 내내 천안함 침몰 사건이 최대 이슈였다. <시사저널> 보도는 어땠나?
문정신(이하 문) 금양호에 대한 기사가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때마침 나왔다.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고 있는데,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전반적으로 우리 군의 문제점에 중점을 두고 지적한 점은 좋았다. 다만,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의문이 있다. 미심쩍은 부분이 많은 만큼 더 많은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
조상욱(이하 조) 희생한 장병들을 더 이상 ‘영웅’이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한다. 마음은 아프지만 그렇게 몰아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영웅’의 의미를 변질시켜 그렇게 부르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싶다.
예승우(이하 예) 언론은 기록자로서의 역할도 한다. 지금 많은 설이 나오고 있고, 그 설과 상충하는 다양한 증거들도 있다. 모든 것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면, 사건이 종결된 후 옳고 그름을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언론사도 그랬지만 <시사저널>에서도 한 달 동안 세 번의 커버스토리가 천안함 기사였다. 천안함 말고도 주요 이슈가 많았다.
사회 천안함 이외에 또 다른 이슈로는 뭐가 있었나?
문 한명숙 전 총리 재판이 있었다. 무죄 판결에 대한 심도 깊은 기사가 곧바로 나오지 않았던 것은 아쉬웠다.
조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선거에 뛰어든 20대들을 다룬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투표를 많이 하자’ 이렇게 독려하는 기사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20~30대가 투표를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예 선거가 관심을 받게 하려면 이슈들에 대한 깊은 이해도 중요하다. 특히 야권의 후보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는데 단일화 과정에서 각 후보들이 어떻게 다른가, 예를 들면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정책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는 기사가 있었으면 한다.
조 어렸을 때부터 선거 교육을 잘 받아야 한다. 중·고등학교에서도 반장 선거를 하는데 굉장히 우습게 진행된다. 뭘 사주겠다, 뭘 쏘겠다, 이런 식으로 공약을 내세운다. 너무 안 좋은 모습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다 어른들이 가르친 것 아닌가.
예 선거는 미래에 대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과거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과거 지자체장과 기초의원 등이 저지른 비리를 지역별·정당별로 정리해 보여주는 것도 투표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사회 잡지를 받으면 무엇부터 보나?
조 편집국 편지를 먼저 읽고 그 다음 포토를 본다. 포토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국제 쪽도 관심이 많은데 이해하기 쉽게 잘 다루고 있다.
예 뒤에서부터 보는 습관이 있어서 시론을 먼저 읽게 된다. 그런데 다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아마추어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필진의 글을 실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조 신인맥 지도의 경우 이렇게 오래 연재를 해야 하는가 의문이 든다. 어떻게 보면 학연·지연을 조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 학연을 조장하는 그런 느낌은 나도 받는다. 유쾌하지는 않다.
예 나는 재미있게 읽고 있다. 어떻게 이 모든 자료를 수집하는지 궁금하다.
조 입학사정관제 부록은 굉장히 좋았다. 대학별로 정리가 잘 되었다. 그 밖에도 교육 기사가 풍부해졌다.
문 EBS 강의 활용법 기사는 학부형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사회 검사 스폰서 기사는 어떤가?
문 검찰에서 실무 수습을 받고 있다. 대다수 검사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몇몇 검사로 인해 검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쌓일까 봐 걱정된다. 직접 겪어보니 검사들의 업무량은 거의 살인적이다. 그리고 ‘정치 검찰’이라는 말이 있는데, 검사는 판사에 비해 상당히 불안정하다. 인사권자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조 삶의 가치관, 목표의 차이 때문에 소명 의식은 다를 수 있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용서가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성접대 등은 어떤 핑계를 대도 사실이라면 그만두게 해야 한다. 내부에서 자정이 안 되면 외부에서 자정시켜야 한다.
예 이상한 사람보다는 정상적인 사람이 당연히 많다. 하지만 문제가 일어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월급이 부족해서 스폰서를 찾는다는 것은 잘못되었다. 검사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스폰서도 붙고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사저널>에서 검찰의 힘을 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데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