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남은 1910년의 우울한 풍경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0.05.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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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조선 망국 100주년 추념 회화전’ 열어

시절은 흔적을 남긴다. 1910년 조선은 망했다. 그로부터 100년. 간송미술관(위 사진)에서는 ‘조선 망국 100주년 추념 회화전’을 열었다. 이 전시를 기획한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실장은 “문화는 시대의 총체적 산물이다. 1910년을 중심으로 당시의 분위기를 그림으로 살펴보았다”라고 설명했다.

고종의 어진을 그렸던 안중식은 나라가 망한 뒤 충무공의 초상화를 최초로 그리며 항일 의식을 고취하다, 3·1 만세 시위 이후 배후로 지목되어 고문에 시달린 끝에 그해 사망했다. 민영익은 나라가 망한 뒤 상하이로 망명했다. ‘1천번이라도 인사동의 옛집을 찾는다’(천심죽재)라며 고향을 그리워하던 그는 1914년 상하이에서 세상을 떴다. 이토 히로부미의 수행원 노릇을 했고 한국에 사진기를 소개한 황철이 그린 그림에는, 왜색풍의 색채감과 기법을 선보이는 나무와 산수, 집이 등장한다.   

최완수 실장은 19세기 말 상황에 대해 “성리학 주도 이념이 사라지고 의식 없는 모방만 판을 쳤다. 외세의 공격이 없더라도 조선 왕조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던 때”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  ~5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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