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3인의 대표팀 평가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0.05.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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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 벌어진 한·일전을 현장에서 지켜보거나 중계한 전문가로부터 현 한국 대표팀의 전력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았다.

ⓒKBS 제공
한준희 KBS 해설위원

허정무 감독이 전·후반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면서 실험을 했는데 괜찮은 시도였다. 부상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진 박주영을 계속 기용해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곽태희-이정수 중앙 수비 조합은 체격 조건이 큰 선수를 중심으로 그리스전을 대비해 실험 가동한 것으로 보이는데, 나름으로 무실점 경기를 함으로써 성공적인 테스트였다.

한·일전이 대회를 앞둔 평가전으로서 적당한 것인가 하는 논란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평가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함도 섭취하고 특수한 상대인 일본을 상대로 완승을 거둬 자신감도 확보하는 일거양득의 경기였다.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 B조에서 2위 안에 들지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아르헨티나의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확실하다’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아르헨티나를 뺀 나머지 세 팀의 본선 통과 가능성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현 단계에서는 한국과 그리스, 나이지리아의 본선 진출 가능성이 거의 똑같다.

사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때 16강 진출 가능성도, 기대도 지금처럼 무척 높았었다. 예선에서 맞붙는 토고는 확실한 1승 상대로 여기는 분위기였고, 프랑스는 무조건 본선 진출이 예상되는 팀이었다. 문제는 스위스였는데, 스위스는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결국,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실패 요인은 그때 대표팀 공격력이 시원스럽게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랑스전에서 간신히 한 골을 기록했고, 스위스전에서는 0-2로 완패했다. 공격 라인이 상당히 부진했다.

이번 대회가 독일월드컵 대회와 비슷한 점은 예선 통과를 기대해볼 만한다는 것이고, 다른 점은 이번에는 B조에서 확실한 1등 팀도 없고,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그리스나 나이지리아는 해볼 만한 팀이라는 점이다. 또, 공격 라인이 2006년 대회 때보다 좋다. 게다가 아르헨티나나 나이지리아는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부족한 팀이다. 예선 통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신무광 제공
신무광 재일본 축구 칼럼니스트 

한·일전에서 드러난 한국팀 실력이라면 첫 단추인 그리스전만 잘 꿰면 16강 진출이 가능하다고 본다. 한국 팀이 잘하는 것은 선수들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선수와 경험 있는 선수의 조합이나 해외파와 국내파의 조합, 박지성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공격 루트, 개개인의 능력, 적절한 선수 기용 등을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평가전에서 오른쪽에 차두리를 배치한 것이나 기성용의 연결, 김정우의 혼다 봉쇄 등이 눈에 띄었다. 취약점은 중앙 수비수가 아직도 불안하다는 점이다. 곽태휘-이정수 조합이 무난한 것 같다.

 

 

 

ⓒ정해상 제공
정해상 남아공월드컵 대회 출전 심판

한·일전을 본부석에서 지켜보았다. 이번 경기에 한정지어 보자면 일본이 한 수 아래인 것만은 분명해졌다. 우리 대표팀에게는 자신감을 북돋워주는 한판 승부였다. 이청용 선수가 옐루우 카드를 받았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유럽파인 박지성과 이청용은 역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박주영 선수는 부상에서 회복되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단계인 듯하다. 곽태휘-이정수의 중앙 수비 라인이 아직까지는 좀 불안한 듯하다. 이 부분을 남은 기간 동안 좀 더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두리 선수의 기용은 힘과 기술을 겸비한 그리스 선수를 염두에 두고 그리스전 대비 차원에서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결과는 좋았지만, 차두리 선수의 패스가 불안정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중앙 수비의 불안한 문제만 잘 보완하면 그리스전에서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예선 B조에 한 팀도 만만한 팀은 없다. 나이지리아가 잘하는 팀이지만, 감독 교체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고 뒤숭숭한 분위기이다. 한국 대표팀은 정신력도 강하니까 그리스전만 잘 치르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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