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 키워 돌아온 그들 멋져 보이거나 씁쓸해 보이거나
  • 황진미 | 영화평론가 ()
  • 승인 2010.06.0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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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중반 남학생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미드(미국 드라마)’ <A-특공대>가 다시 온다. <브이> <전격 Z작전>이 TV 시리즈로 리메이크된 데 이어, <A-특공대>는 화력을 키워 극장판으로 리메이크되었다. 베트남 전쟁 참전 특공대원들이 누명을 쓴 채 탈옥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해결사로 활약한다는 설정의 <A-특공대>는 당시 꽤 높은 인기를 누렸다. ‘도저히 각이 안 나오는’ 작전을 ‘무대뽀’ 정신으로 수행하는 데다, 주변 사물들을 개조해 무기를 만들어내는 행위가 육체 노동을 중시하는 미국의 전통적인 중·하위층 정서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A-특공대>의 백미는 독특한 개성의 4인방이 펼치는 환상의 팀워크이다. 리메이크의 관건도 튀는 개성을 소화하고 인물들 간의 조화를 만들어낼 캐스팅에 있었다. 극장판의 캐스팅은 합격점이다. 기상천외한 작전을 짜는 한니발은 <테이큰>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을 보여준 리암 리슨이 맡았다. 수려한 외모로 정보를 캐내는 멋쟁이는 TV
<섹스 앤 더 시티>의 로맨틱 가이 브레들리 쿠퍼가 맡았다. 비행의 달인이나 ‘똘아이’인 머독은 <디스트리트 9>에서 외계인으로 변하는 주인공 샬토 코플리가 맡았다. 또, 핵주먹 B.A는 이종격투기 챔피언 퀸튼 ‘램페이지’ 잭슨이 맡았다.

<A-특공대>는 ‘출발 드림팀’이 ‘무한도전’을 펼치는 격이니, 액션영화 팬들이라면 충분히 즐길 만한 영화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씁쓸하다. 베트남 전쟁 참전 대원이던 원작의 설정이 이라크 전쟁 참전 대원으로 옮겨오고, 미군과 CIA(미국 중앙정보국)와 용병이 멕시코로, 이라크로, 아프가니스탄으로, 독일로 부단히 오가며 활극을 펼치는 것을 보노라면 ‘미군은 전세계를 상대로 내전 중’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머독의 ‘똘끼’는 <허트 로커>의 주인공과 다르지 않은 경험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기간이 베트남 전쟁 기록을 갱신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다. 6월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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