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대권 주자들의 ‘지방선거 계산서’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10.06.08 14:3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 6·2 지방선거는 기존의 대권 주자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즉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번 선거에 따른 박근혜 전 대표의 득실론은 엇갈린다.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박 전 대표 입장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여권이 이기든 지든 부담스러운 선거였다. 분명한 것은 박 전 대표의 힘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점이다. 지난 2007년 대선 때보다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진다”라고 밝혔다. 이경헌 포스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차기 대권 주자에 대한 기대치가 있는데, 이를 박 전 대표가 보여주지 못한 점은 고스란히 자신의 영향력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반면,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박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역할이 없었기 때문에 목소리를 높일 수는 없지만, 오히려 입지는 넓어졌다”라고 평가했다. 고원 상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로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존재감을 반사적으로 더 과시할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한나라당 내 주류를 포섭하려 할 것이고, 당내에 치열한 권력 투쟁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본다”라고 전망했다. 이철희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은 “박 전 대표의 최대 라이벌은 오세훈 당선자인데,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한계 때문에 오히려 박 전 대표의 위상이 더 공고해졌다”라고 밝혔다.

최진 소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권 후보 9룡’ 전략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어느 한 후보를 밀어주기보다는 많은 후보군을 내세워서 관리하려 들 것이다. 여기에는 박 전 대표, 오세훈·김문수 당선자 외에도 정몽준 대표, 정운찬 총리, 김태호 전 도지사, 이재오 위원장 등도 모두 포함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386세대 정치인들이 새로운 주류 세력으로 대거 등장한 것은 분명 손 전 대표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들이 손 전 대표를 밀어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정동영 의원의 입지는 좁아들 수밖에 없다. 정세균 대표는 손 전 대표와 당권과 대권을 나누는 역할 분담이 어느 정도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손 전 대표에게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경기도지사 선거 패배로 손 전 대표 성적표에서 점수가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으나, 강원·인천·충북 지역의 당선으로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자신이 칩거한 지역이 춘천이라는 점을 활용해 그는 강원 선거에도 남다른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는 선거 전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손학규·정세균·문재인을 키워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도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손 전 대표의 확실한 지지자로 꼽힌다.

반면, 이번에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유시민 후보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친노 세력이 차세대 리더군으로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철희 부소장은 “경기도지사 패배가 유시민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평가가 점점 더 우세해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무엇보다 민주당 내에 남아 있던 ‘반유시민’ 정서가 이번 선거를 통해 상당 부분 희석된 점이 유후보로서는 성과이다. 향후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여부에 따라서 유후보가 다시 떠오를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