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바닷가에서 ‘백남준’과 데이트를…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0.06.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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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에 세워진 ‘트라이볼’에서 만나는 세계적 설치미술 세계

 

ⓒ시사저널 윤성호

영화 <다크시티>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도시가 바뀐다. 없던 건물이 솟아오르고, 있던 건물이 사라진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그에 비길 만하다. 갯벌 매립지 위에 세워진 이 인공 도시에서는 우후죽순처럼 건물이 쑥쑥 솟아오른다. 몇 달을 사이에 두고 스카이라인이 바뀐다. 이 인공 도시에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등장했다. 송도국제도시 운하 옆에 건축가 유걸이 설계한 트라이볼이다. 수반 위에 끝이 뾰족한 토기를 얹어놓은 모양이다. 서해안은 신석기 시대에 뾰족밑무늬 토기가 집중적으로 분포된 곳이다. 왜 이런 형태를 취했는지에 대해서는 해안가 사구나 모래톱에 세우기 좋게 바닥이 뾰족했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그래서 트라이볼은 이 지역의 과거를 연상시키는 작용을 한다.

실내로 들어가면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전시 공간으로 진입하게 되어 있다. 실내에는 ‘세계인 백남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메인 전시 작품인 <거북이>는 바로 옆 송도국제도시 운하로 머리를 향하고 있다. 거북이는 백남준의 상징이기도 하다. 멀리 두바이로 갈 것도 없이, 영종대교-인천공항-인천대교-송도국제도시로 이어지는 하늘길-물길-인공 조형물의 시각적인 체험은 그 자체로 엄청난 규모의 설치미술 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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