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인류 구출할 길 찾다
  • 조 철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0.07.2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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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연료 고갈·화산 폭발 등 재앙을 희망으로 바꾸는 녹색 혁명에 관한 보고서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제공

대중들에게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대안의 가능성을 알기 쉽게 풀어 주는 독일의 언론인이자 생태 환경 전문가 프란츠 알트가 ‘지구의 미래’를 내다보았다.

 저자는 “우리는 아직 구출될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던지며 글을 시작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이상 기후와 천재지변을 비롯해, 광우병과 신종플루 등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자연을 거스른 결과가 고스란히 재앙으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화석 연료의 과도한 사용에서 비롯된 지구 온난화, 그로 인한 이상 기후와 에너지 고갈은 결국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전쟁을 불러일으켰다. 대안으로 떠오른 원자력 에너지의 이용은 방사능 유출과 핵폐기물 제거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다. 에너지 소비가 적은 자동차를 발명하고도, 여전히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는 자동차를 더 많이 팔고 있다. 지나친 화학 비료의 사용, 유전자 조작 등으로 오염된 먹을거리와 종에 맞지 않는 학대적 사육 방법으로 키워진 가축들도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프란츠 알트는 이제 인류를 위기로 몰아넣은 잘못된 사회 구조와 생활 습관을 돌아보고 변화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화석 연료, 특히 석유 의존적인 에너지 체계를 바꾸어 고갈되지 않는 미래의 에너지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양, 풍력, 바이오 에너지 등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재생 에너지로 에너지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것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석유를 둘러싼 전쟁을 종식하고 원자력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약 3백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통 체계에서는 자동차는 소형차를, 자동차보다는 철도를 이용하기를 바랐다.

우석훈 교수는 ‘추천의 글’에서 한국의 현 상황을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한국을 에너지의 관점에서 볼 때,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등수가 있다.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에너지 사용량은 6위이다. 그러니까 산업 구조 자체가 에너지를 많이 쓰는 편이고, 경제 성장에 따른 에너지 투입량이 높은 편이다. 세계 2위의 석유 수입국으로서 1인당 에너지 사용량도 그에 걸맞다. 일본과 프랑스를 수년 전에 추월했고, 미국을 제외하면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높은 그룹에 속한다. 외국에서는 에너지 관점에서 한국을 ‘냉장고를 필수로 두 대씩 쓰는 나라’로 설명할 정도이다.

우교수는 프란츠 알트가 얘기한 ‘생태 기적’을 한국에서 이루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체 에너지 개발을 핑계로 무분별한 토건 사업을 강행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생태 파괴로 얻을 것이 무엇인지 우려했다.

이런 우려를 없애기 위해서는, 프란츠 알트가 “우리는 재생 에너지로 지속적이고 새로운 경제 기적을 만들 수 있다. 물론 그 전제는 우리가 더 이상 자연에 맞서지 않고 자연과 함께 경영하는 것이다. 우리는 창조의 지적 능력을 배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세계가 낙관적인 창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 데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한국 기계공학을 대표하는 석학으로 주목받았으며 최근에 임기를 마친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이 <벽을 넘는다>(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를 통해 ‘융합과 소통의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총장은 신라 시대의 성덕대왕 신종이 주조된 기술을 연구해 최신 자동차의 진동과 소음을 줄이는 기술에 응용할 방법을 찾았던 ‘열린 석학’이자 저명한 인문학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기고하는 ‘인문과학 기술자’로 유명한 과학자였다. 

이 전 총장은 책을 통해 한국의 지식인상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식은 일등이지만 인생은 일품이 아닌 사람들이 있다. 예컨대, 우리 대학의 졸업생 중에도 고시에 합격해 출세 가도를 달렸지만 열린 마음과 균형 있는 시각으로 사회를 보지 못하고 자기 중심의 편협한 사고와 극단적인 행동으로 몰락한 경우가 그렇다. 너무 출세만 좇고 기회에 급급한 사람들, 모교로부터 배운 바 없고 내가 머리가 좋아서 오늘의 위치에 올라섰다고 자만하는 사람들, 자신만 잘났다고 안하무인인 사람들, 엄청난 부를 축적했으면서도 일평생 남을 위해 베풀거나 봉사한 적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적에는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라고 개탄했다.

이 전 총장은 수치화한 학점보다 판자촌 이웃을 위해 연탄을 나르던 학생의 땀방울에 더 믿음을 보냈다. 멋들어진 답안보다 산골 분교 아이들에게 학습 멘토가 되어 수학 공식을 설명하던 학생의 열변에 더 감동했다. 그들에게서 그 순간 샘솟아 나오는 따뜻한 마음이 바로, 교정이라는 공간을 평화라는 에너지로 가득 채우는 진정한 젊음이자 지성일 것이라고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의 인재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독자적인 판단으로 주어진 임무를 달성하면 족했다. 그러나 미래의 인재가 만나는 문제들은 통합하는 접근을 필요로 한다. 종합 사고와 판단 능력이 높아야 하고, 다른 전공과의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연결망형 인재’가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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