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문제도 신경 써 줬으면”
  • 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0.08.03 17: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기 독자위원들이 본 7월의 <시사저널> / “다문화 가정 문제 꼭 짚고 가야…교육 관련 이슈도 부족해”

<시사저널> 제1기 독자위원회 회의가 7월28일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7월 한 달간 발행된 <시사저널>에 대한 평가와 함께 <시사저널>이 앞으로 더 보강해야 할 점에 대해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이날 회의에는 강애란·문정신·조상욱 독자위원이 참석했다.

 

▲ 7월28일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 본사에서 열린 독자위원회. ⓒ시사저널 윤성호

 사회 | 먼저 이번 달에 커버스토리로 다룬 기사들을 평가해본다면.

조상욱(이하 조) | 유흥주점 여종업원들의 연쇄 자살을 다룬 제1083호의 경우 그 주의 이슈에서 좀 벗어난 듯이 보였다. 표지의 사진과 기사 내용도 어울리지 않았다. 표지에 실린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내용이 기사의 핵심도 아니었고, 문자 내용이 자세하게 보이지도 않았다. 이 부분이 좀 아쉬웠다.

강애란(이하 강) | 당시 핵심 이슈에서 좀 동떨어진 감이 있지만 기사화한 것 자체는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살한 여성들의 개인적인 사정에만 초점이 맞춰져서 전체적인 유흥가의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문정신(이하 문) | 굳이 커버스토리로 다룰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연대 보증이나 사채 부분에 관한 내용이 많았는데, 정작 유흥업소 자체의 문제점은 부각시키지 못한 듯하다. 사채를 쓰는 것은 사실 피해 여성들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 이들 여성이 사채를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업소 자체의 구조 등을 더 심층적으로 파고들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막상 기사를 읽었을 때 이들 여성이 노예 계약이나 고리 사채 문제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들어하다가 결국 자살한 것으로 느껴졌다.

사회 | 재·보선 관련 기사는 어땠나?

강 | 지난 지방선거 때에는 선거 공약을 비교 분석한 기사가 많은 반면, 후보들이 직접 선거 유세를 하는 현장 기사는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정 후보가 출마한 한 지역만 너무 부각시킨 것 같다.

조 | 사실 선거를 다시 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문 | 마찬가지 측면에서 재·보선 사유를 다루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 이유를 다시 한번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시사저널 윤성호

 사회 | 민간인 사찰도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문 | 민간인 사찰의 본질적인 문제를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는 인상이다. 제1082호의 경우 정치적인 실세를 분석하는 데 그쳤다. 다른 매체에 비해 사찰 자체의 문제점을 부각시키지 못한 것 같다.

강 |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또 다른 피해 사례를 발굴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했다. 

사회 | 정치적인 이슈 이외에 다른 보도는 어떠했나?

조 | 성남시의 예산 부족 문제로 인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빚어진 갈등도 상당한 이슈였는데, 이를 제대로 짚어주지 못했다.

강 | 요즘 부동산 관련 이슈가 많은데, 이 부분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제1082호에서 대학생 주식 투자 기법 등을 기사화했는데 이 부분은 사실 굉장히 오래된 이슈이다. ‘펀드매니저 스타  10인’ 기사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었을 듯하다. 보통 재테크 기사는 시리즈로 연속 보도를 많이 하는데 <시사저널>에서는 그때그때 기획 기사만 나와서 아쉽다.

사회 | 이 밖에도 놓친 이슈가 있다면 무엇인가?

문 | 최근 베트남 신부의 죽음 이후 국제 결혼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사회적 이슈가 되었는데도 이 부분을 다루지 않았다. 약자에 대한 관심을 더 갖고 기사화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장마철이 되니까 4대강 공사로 인한 문제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시사저널>에서 4대강 문제는 거의 묻혀버린 이슈 같다.

강 | 4대강 사업 예산과 관련해서 수자원공사가 지방의 수도 요금을 올리겠다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세금을 더 받아서 예산을 늘리는 행태는 분명히 문제인데 이와 관련한 보도가 없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4대강 사업 쪽으로 흘러들어간 세금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다. 그런 방향으로 취재를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조 | 다문화 가정에 대한 부분은 꼭 짚어주기를 바란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처우와 관련된 문제를 더 심층적으로 살펴주었으면 한다. 또, 최근에는 교육과 관련해 체벌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들 중 76%가량이 체벌에 찬성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좀 의아스럽다. 학업성취도 평가도 여전히 이슈 중 하나이다. 교육 관련 기사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문 | 자살 예방과 관련된 기사를 보면서 왜 우리나라만 자살 문제가 유독 심각한지 궁금했다. 그런 원인을 다방면에서 깊이 있게 분석해주었으면 한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살에 대한 원인 분석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강 | 자살 관련 기사를 건강면에서 기획으로 다루면 좋았을 것 같다. 가령 심리 치료나 정신과 상담을 받으려면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고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주었으면 한다.

사회 | 더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문 |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중언부언하는 식의 기사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핵심이 되는 이슈들은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강 | 다양한 주제를 기사화해서 한 호를 만드는 것보다, 주제 하나를 키워서 내보내는 것이 더 주간지다운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또, 르포 기사나 기자가 직접 현장에 뛰어드는 체험형 기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조 | 사진을 좀 더 꼼꼼하게 챙겼으면 한다. 너무 오래된 사진이나 단편적인 사진은 지양했으면 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