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은 올랐고 노년층은 떨어졌다
  • 소종섭 편집장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10.08.3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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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젊은 층의 투표율이 크게 오르고 40대 이상 중·장·노년층의 투표율은 떨어졌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8월26일 발표한 ‘제5회 지방선거 투표율 결과 분석’에 따른 것입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6·2 지방선거에서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 만 19세의 투표율은 47.4%로 나타났습니다. 20대와 30대 전반 세대까지 뛰어넘는 투표율입니다. 지난 2006년보다 9.5%나 상승했습니다. 20대 전반 세대도 45.8%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반면에 40대는 2006년 지방선거 때와 비교해 0.4%, 50대는 4.1%, 60대 이상은 1.6% 떨어졌습니다.

<시사저널>은 지난해 11월, 10·28 재·보궐 선거 표심을 분석하는 기사에서 ‘고령층 한나라당 이탈표와 젊은 층 높은 투표율이 승패 갈랐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런 흐름이 그대로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도 재현된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도를 보였음에도 승리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여당을 지지하는 표의 결속력이 크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실시된 7·28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했지만 이러한 투표 추세는 장기적인 흐름으로 보입니다.

젊은 층이 투표장에 많이 나가는 현상은 앞으로 정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탄생시킨 동력이 되었던 것은 이른바 밀레니엄 세대(1978~2000년 출생자)였습니다. 50년 만에 자민당 정권을 붕괴시킨 일본의 정치 혁명도 젊은 세대들의 높은 투표율이 견인했습니다. 젊은 층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는 꼭 정권 교체 같은 형태의 변화만이 아니라 정치 문화 자체를 바꾸는 쪽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치 문화가 좀 더 합리적이고 타협적인 쪽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물론 이런 현상이 지금은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세력에게 유리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반드시 특정 정당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는 정치권이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보고 있으며 그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가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학자들은 젊은 세대의 투표 참여가 느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과도 부합한다고 말합니다. 18대 총선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34%에 불과한 50대 이상 유권자가 46.7%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전체 유권자의 41.4%에 달했던 20~30대 유권자는 28.7%에 그쳤습니다. 물론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의사 표시의 하나라고 볼 수는 있지만,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느는 것은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런 흐름을 잘 반영할 새로운 인물들이 정치권에 많이 진출해 우리 정치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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