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보다 더 빠른 실력 뽐내는 바다거북
  • 박수현 | 국제신문 사진부 차장 ()
  • 승인 2010.09.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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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시파단 해역

바다 거북은 우리가 생각하는 ‘느림보’라는 고정 관념을 허물어버릴 정도로 수영 실력이 뛰어나다. 장거리 수영에 잘 적응되어 있을 뿐 아니라 순간적으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순발력도 있다. 짧은 거리에서는 시속 32km 이상의 속도를 내는데, 평균적인 유영 속도는 시속 20km 이상에 이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경기 수영 자유형 4백m에서 3분41초86으로 금메달을 딴 박태환 선수의 기록을 시속으로 환산해보면 6.49km에 불과하다. 이를 생각하면 바다거북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헤엄치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바다거북은 단거리보다는 장거리와 잠수 능력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전세계에 있는 여덟 종의 바다거북 가운데는 알을 낳기 위해 4천8백km를 이동하는 종도 있고, 수심 1천2백m까지 잠수하는 종도 있다. 바닷속에서 다른 생물을 관찰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으면 바다거북이 슬그머니 나타나 몸을 툭툭 치면서 수영 경주를 하자고 시비를 걸어오기도 한다. 말레이시아 시파단 해역은 바다거북을 만나기가 지겨울 정도로 많은 곳이다.

우리나라 연안에도 이따금 바다거북이 출현한다. 어민들은 바다거북을 발견하면 보은의 동물로 길하게 여겨 술과 음식을 한 상 가득 대접해서 바다로 돌려보낸다. 그러나 멕시코 해안에 사는 사람들은 귀한 손님이 찾아오거나 생일, 부활절과 같은 특별한 날에 바다거북을 요리로 대접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정력제 등으로 밀렵되기도 해 이동하는 바다거북의 80% 이상이 중미 지역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현재 모든 바다거북은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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