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뚫린 가슴 수심은 아직 ‘만수’
  • 정락인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0.09.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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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9월21일 서울에는 시간당 약 100mm의 비가 왔다. (작은사진)보고만 있어도 절로 두려운 생각이 드는, 말 그대로 ‘물폭탄’이었다. 1908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9월 하순 강수량으로는 1백2년 만에 최고 수치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서울시에서만 8천1백99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유장훈 기자·뉴시스

시민들은 집중 호우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피해는 명백한 ‘인재’라고 당국을 성토하고 있다. 실제 재난 대책은 허술했다. 물폭탄이 퍼부은 당일 서울시는, 비가 다소 수그러들기 시작한 오후 4시30분쯤에야 전 공무원에게 ‘비상 대책 근무령’을 발령했다. 일정 수위가 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빗물 펌프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 현재 서울시의 빗물처리장 배수 처리 용량은 시간당 75mm로, 물폭탄을 감당하기에는 배수 능력에 한계가 있었다. 기상청의 예보 시스템도 엉망이었다. 기상청은 당초 중부 지방 강수량을 20~60mm 정도로 예상했지만 완전히 빗나갔다. 실제로는 이보다 세 배가 넘는 비가 내렸다.

볕이 들면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은 젖은 옷가지와 가구 등을 말리고 집안을 정돈하느라 바쁘다. 지난 9월24일 찾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는 주민들이 사태를 수습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향후 보상 작업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침수 피해 정도에 따라 가구당 평균 100만원씩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중소기업청도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2백50억원을 복구 자금으로 긴급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 주민들과 상인들은 보상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앞으로도 기상 이변에 따른 집중 호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재난을 계기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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