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의 귀환…한국 재즈의 원류를 듣는다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1.01.2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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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로 무대 키운, 재즈 1세대들의 공연 <브라보! 재즈 라이프>

 

한국 재즈를 개척해 온, 팔순을 목전에 둔 재즈 1세대들이 생애 가장 뜨거운 조명을 받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무대 위로 뛰어올라온 원로 연주자들이 주름진 육신으로 만들어낸 음악은 세월을 이겨낸 여유와 관록이 담기면서 더욱 풍성해졌다. 강대관(79·트럼펫), 이동기(클라리넷·76), 김수열(색소폰·73), 류복성(봉고·72), 김준(보컬·72), 최선배(트럼펫·71), 박성연(보컬·68), 신광웅(피아노·67)이 그들이다. 

이들의 무대는 류복성이 어둠 속에서 TV 드라마 <수사반장>의 타이틀곡을 연주하면서 막이 열린다. 이는 영화 <브라보! 재즈 라이프>의 시작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번 무대의 기획 자체가 영화 <브라보! 재즈 라이프>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지난해 12월 개봉되었다. 독립영화로 제작된 탓에 소규모 예술극장에서만 상영되고 있다. 하지만 재즈 팬이나 독립영화 팬은 이 영화를 사랑하고 한국 재즈 1세대를 자랑스러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말 2백석쯤 되는 작은 공연장에서 영화를 무대에 재현하는 두 번의 공연이 열렸다. 전석 만석. ‘더 큰 데서 하자’ ‘지방 공연도 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그래서 간 곳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천6백석 규모이다. 1세대 멤버 누구도 이 콘서트홀에서 주인공으로 서 본 적이 없다. 외국 유명 연주자의 게스트로 잠깐 섰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이들은 주연이다. 무대가 커지니 ‘후배’ 이정식의 재즈오케스트라 18인조와 보컬 말로도 함께 선다. 한국 재즈의 올스타 무대로 판이 커진 것이다.  “9백분 분량을 찍어 1백5분짜리 영화로 만들었다”라고 말하는 이 공연의 기획자이자 영화 <브라보! 재즈 라이프>의 감독인 남무성 재즈평론가는 “앞으로 이들이 이런 무대에 얼마나 더 설 수 있겠나. 이분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 큰 선물’은 물론 기록물로도 담길 예정인 이 역사적인 공연의 관객이 챙길 것이다. 1월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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