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랄쿰 지키는 유목민 소금 바람 속 고단한 유랑
  • 성남훈│사진가 ()
  • 승인 2011.02.0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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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장소│우즈베키스탄 모인악크

아랄 해에는 물이 사라지고 저주의 꽃처럼 보이는 쏠리앙카 잡초만이 무성하게 피어오른다. 허옇게 눈이 온 듯한 소금 사막에는 여기저기 유령선처럼 우뚝 버티고 서 있는 폐어선만이 풍요로웠던 한때를 기억하게 한다. 그리고 염분 농도가 급격히 상승해, 연간 약 1억t의 소금 먼지가 소금 바람과 소금 폭풍이 되어 주변 3백km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제 이 땅은 5백만 헥타르의 아랄쿰이라 불리는 모래사막이 되었다. 강 주변 숲의 90%가 사라졌다.

생업을 잃은 대다수의 남자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상황이 조금 좋은 이웃 카자흐스탄으로 떠났다. 노인과 여자들과 아이들만이 모래 도시를 바람처럼 떠돌고 있다. 떠나지 못하고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은 과거 유목민의 전통을 이어 목축업에 종사한다. 그러나 사막화로 먹이를 구하기 힘든 이들은 뿌연 먼지바람을 등지고 더 먼 곳으로 먹이를 구하기 위해 고단한 유랑에 나서야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바닥을 드러낸 소금 사막에서 천연가스와 석유가 발견되어 외국 자본들이 투입되고 있지만 진정 이곳 주민들에게 일자리나 개발 이익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극히 적다. 강한 독성의 염화나트륨과 황산나트륨이 포함되어 있는 소금 바람은 많은 주민을 인후암 등의 심각한 질병에 노출시키고 있다. 이는 우리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이제 인간은 총검이나 폭탄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대하는 끝없는 인간의 이기와 오만이 만든 부메랑에 무너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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