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동안 수사 예행연습만 잔뜩 했다”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11.02.1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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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륜 전 부산고검장 인터뷰

ⓒ시사저널자료
심재륜 전 부산고검장은 김영삼 정부에서 대검 중수부장을 맡는 동안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자 살아 있는 권력으로 불리던 김현철씨를 구속하기도 했던 특수수사통이다. 현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검찰을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심 전 고검장에게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검찰의 수사 능력이 예전에 비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많다.

예전보다 수사 방식이 미숙하거나 담당자들의 자질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사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김준규 총장 체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인사와 사건 배정에 문제가 있다. 이번 재벌 수사만 해도 대검 중수부가 해야 할 사건이다. 지검은 수사 전문 인력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골치 아프고, 압력이 예상되니까 지검으로 넘긴 것 아니겠나. 김총장 자체가 수사가 전문이 아니다. 소리만 요란했지 1년 반 동안 수사 예행연습만 잔뜩 한 셈이다.

김총장이 “신속히 환부를 도려내 기업을 살리는 수사를 하라”라는 말을 많이 강조했는데.

말이야 백번 맞는 말이다. 하지만 구속 수사 하나 못하면서 어떻게 신속하게 하나. 이번 사건이 장기화되었다고 보지도 않는다. 내가 한보그룹 사건을 맡았을 때도 5개월이 걸렸다. 이번 것은 3~4개월 하다가 중도에 봉합한 것 아니냐. 그러면 검찰의 권위도 서지 않는다. 말은 옳은데, 검찰이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먼저 갖추어야 한다.

검찰 조직에 변화를 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사 조직이 광역화되어야 한다. 자기 관할도 아닌데 먼저 본 팀이 수사하고 그러는 것은 맞지 않다. 요즘 지검 단위에 수사 능력이나 여건이 잘 안 갖추어진 경우가 많은데 그런 사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나. 수사받는 사람도 불편하고 수사 자체도 성공률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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