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형 보험’이라고 다 같을쏘냐
  • 송승용│㈜희망재무설계 이사 ()
  • 승인 2011.02.2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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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후 보험료 인상 폭, 보험사마다 달라…위험 손해율 낮고 재무 건전성 좋은지 확인 필요

ⓒ시사저널 우태윤
40대 중반인 강성갑씨는 5년 전 가입한 실손 의료보험의 갱신형 특약 자동 갱신 안내문을 받았다. 정기적으로 보험료가 조정되는 갱신형 보험들의 보험료가 많이 올랐다는 뉴스를 여러 번 접했던 강씨는 자신이 가입한 보험 역시 보험료가 많이 인상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안내장을 보니 암 진단비와 뇌졸중 진단비의 보험료는 거의 변동이 없었고, 실손 의료비 특약만 일부 오른다는 내용이었다. 강씨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보험료 인상 폭이 작은 이유가 궁금했다.

질병이나 사고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장성 보험의 납입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보장 기간과 납입 기간(보통 60세, 80세 등으로 표시)을 가입할 때에 정해놓고 정해진 기간 동안 동일한 금액을 내는 ‘비(非) 갱신형’과 둘째, 3년 또는 5년 등 기간을 정해놓고 갱신하는 시점마다 보험료를 재산출하는 ‘갱신형’이다. 갱신형의 경우에는 갱신 시점의 연령과 위험률 등을 반영해서 보험료가 다시 산정된다. 갱신형 보험은 초기에 보험료 부담이 작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보험료가 올라가고 해당 질병이나 사고와 관련되어 보험금을 타는 가입자가 늘어나면, 보험사의 손해율이 올라가 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이런 이유로 발병률이 높아진 암, 뇌졸중, 심장질환의 경우 갱신 시점에서 보험료가 급격히 오르는 갱신형 보다는 비갱신형 보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일부 보험사의 경우, 위험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비갱신형 상품을 없애고 아예 갱신형 상품만 판매하기도 한다.

가입 조건 까다로울수록 유리할 수도

결국 향후 보험료 증가에 대한 부담을 없애려면 만기 때까지 동일한 보험료를 내는 비갱신형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보험사에서 지급해주는 실손 의료비 특약은 갱신형으로만 가입이 가능하다. 또한 비갱신형 상품이 줄어들고 있어 부득이 갱신형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때 가입 전에 몇 가지 사항에 유의한다면 갱신형이라도 보험료 인상 폭을 줄일 수 있다. 갱신형 보험료는 나이, 물가 상승률, 위험 손해율, 국민건강보험의 의료 수가 변동률 그리고 보험사별 재무 건전성 등에 영향을 받는다. 이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나 나이 등은 모든 보험사가 동일하게 적용하지만 위험 손해율이나 재무 건전성은 보험사마다 차이가 난다. 가령 위험 손해율은 해당 보험사 가입자들의 질병이나 사고의 빈도 등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되고, 큰 보험사일수록 전체 보험사 평균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작은 보험사의 경우 손해율이 평균보다 낮을 수도 있지만 클 수도 있어서 회사별 편차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즉, 질병이나 사고가 덜 발생한 회사의 경우 보험료 인상 폭이 작지만 반대일 경우 보험료 인상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도 중요한데, 재무 건전성이 좋은 보험사는 자체적으로 보험료 인상 요인을 흡수할 여력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가입자에게 모든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 또한 가입을 까다롭게 하는 보험사가 장기적으로 가입자들에게 유리하다. 가입을 까다롭게 한다는 의미는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많이 가입하게 되므로 가입자들의 질병 발병률이 낮아져서 보험료 인상 부담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게 갱신형 보험을 이용해야 할 경우 앞에 언급한 내용을 참고한다면 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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