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강한 ‘미친 존재감’ 찾는다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1.02.22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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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티켓몬스터·네오위즈게임즈 등 벤처 강소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

요즘 벤처 기업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곳은 모바일과 게임 회사이다. 이 분야의 작지만 강한 기업들은 어떤 인재를 원할까?

회사마다 크기도, 분야도 다르기에 원하는 인재상도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사회에서 통하는 정형화된 ‘고(高) 스펙’에 거의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학원에 다니면서 ‘요령대로, 암기 지시 사항대로’ 부풀 만큼 부풀어올라 거의 변별력을 상실하고 있는 토익 점수류는 이들 회사에서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다. 대신 공통적으로 ‘뜨거운’ 사람들을 찾고 있다. 혼자서도 미칠 줄 아는 놀라운 집중력을 원했다. 

단시간에 모바일 최대 이용자를 모은 카카오와 국내 소셜 커머스의 최강자인 티켓몬스터, 게임회사로는 드물게 공채 제도를 5년째 실시해오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책임자로부터 그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들어보았다.

▲ 승승장구하고 있는 벤처 기업 카카오 직원들

카카오의 기술 담당 최고책임자(CTO)인 이확영 이사는 인재 확보까지 책임지고 있다. 7백만명이 넘게 이용하고 있는 카카오의 직원은 고작 30명이다. 이 중 15명이 이이사가 채용한 기술 인력이다.

이이사가 말하는 채용 원칙은 ‘미쳐본 놈’이다. 좋은 토익 점수, 학과 점수 이런 것은 필요 없단다. 아니 “안 믿는다”라고 한다. 대신 면접을 할 때 “학교 다닐 때 좋아서 무언가 만들어본 적이 있는가”라고 묻는다고 한다. 정말로 컴퓨터를 좋아하고 즐긴다면 학과 점수에 도움이 안 되는 그런 일을 본인 스스로 찾아서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이사도 학교에 다닐 때 PC통신에서 사설 게시판(BBS)를 만들어보고 쉐어웨어 같은 것도 만들어 뿌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전혀 학점에 도움이 안 되는 일이었지만 ‘나 즐겁자’고 한 일이었다. 때문에 지금 카카오에는 다른 인터넷 대기업에 있었다면 부서 책임자였을 사람이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회사를 옮길 때에도 대부분 임금이 깎여서 왔지만 그런 소소한 것에 개의치 않는 인물들이 모였다. 

카카오는 최근 첫 공채를 실시했다. 대부분 경력직이다. 이이사는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계속 공채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때는 회사 막내가 서른한 살인 지금보다 ‘더 젊고 더 패기 있는’ 인물을 뽑을 것이라고.

티켓몬스터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한 소셜 커머스 업계의 신데렐라이다. 지난해 5월 다섯 명이 시작한 회사에 지금은 직원이 2백명을 넘고 월 매출액이 1백50억원 이상인 티켓몬스터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이용한 신종 마케팅 유통회사이다. 이 회사의 인재 채용 담당인 김동연 QC실장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스펙을 아예 보지 않는다. 면접을 통해서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라고 밝혔다. 학력보다는 창의성, 책임감, 열정을 많이 본다는 것이다. 이력서는 참고 사항 정도라는 것.

그는 면접을 할 때 “문제를 던져주고 본인 스스로가 그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 고민하고 끝까지 해결하기 위해 매달리는 사람에게 점수를 준다”라고 밝혔다. 회사의 업종 특성상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고객의 문제를 자기 문제처럼 여기고,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하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열정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고, 자신의 성장을 즐기는 사람, 스스로도 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이 티켓몬스터에 더 잘 맞는다”라고 말했다.

가시적 성과 창출이 가능한 인재 선호

▲ 승승장구하고 있는 벤처 기업 티켓몬스터직원들.

그는 주로 영업직을 뽑고 있다. 회사가 커지고 있고 주력 분야가 거래처 발굴인 만큼 그쪽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새로 채용한 신규 인턴이 70명이나 된다. 인턴 프로그램이 끝나고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는 비율은 50%선이다. 그는 영업직 직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의 퀄리티 유지, 커뮤니케이션 능력, 책임감 등 3대 요소이다”라고 말했다. 소셜 커머스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다 보니 제공되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벤더)를 정말로 성공시켜야 티켓몬스터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티켓몬스터의 영업직은 영업사원이라기보다는 마케팅 컨설턴트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실제로 티켓몬스터의 전체 직원 가운데 절반이 영업직이다. 수도권에 국한되었던 서비스 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제공되는 상품 형태도 여행이나 아이템, 기업 간 거래 등으로 세분화됨에 따라 더 많은 영업직이 필요해졌다.  

그는 티켓몬스터의 본질적인 핵심 기능을 “영업 소싱과 마케팅 능력이다”라고 꼽았다. 그것을 알리는 수단이 SNS일 뿐이라는 것이다. SNS를 통해 제공되는 티켓몬스터의 서비스를 소비자(회원)가 이용할지 여부는 결국 제공되는 서비스에 어떤 것이 올라와 있느냐를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외부의 신규 거래처(벤더)를 발굴하는 소싱 능력과 영업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영업을 중시하는 풍토 때문에 보험 등 기존 세일즈 조직에 있었던 사람이 많을 것 같지만 아직까지는 영업직 베테랑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직원들 평균 연령도 25세 정도로 젊은 편이고 남성의 비율이 60% 정도로 타 영업 직종에 비해 여성 비율이 높다. 김실장은 “교육을 해보면 영업직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 꼭 영업을 잘한다고 할 수는 없었다. 경험이 없는 젊은 친구도 자기 나름의 스타일을 만들어서 영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윤상규)는 지난 2007년 네오위즈에서 기업 분할된 게임 전문 기업이다. 게임 포털 피망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탄탄한 회사이다. 이 회사는 직원이 9백명이고, 5년째 공채를 실시하는 등 게임업체에서는 드물게 체계적인 인력 관리를 하고 있다. 연 2회 신입 공채와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공채는 기술 인력을 포함해 전 부문에 걸쳐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신입 공채에서는 70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 회사 역시 토익이나 토플 같은 요소는 아예 보지 않는다. ‘사람 중심의 면접’이 당락을 결정한다고.

이 회사의 강재은 홍보팀장은 “네오위즈게임즈는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며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 도전과 배려를 중심으로 학점이나 토익, 자격증 등 스펙보다는 강한 열정과 성장 욕구를 가진 인재, 원만한 인간관계와 살아 있는 생각을 바탕으로 가시적 성과 창출이 가능한 인재를 선호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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