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풍력’ 미래 향해 큰 다리 놓다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11.03.2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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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헌상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 한국대표

 

ⓒ시사저널 박은숙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가운데 원자력 에너지처럼 GW(기가와트)급 전력을 생산해낼 수 있는 것은 해상 풍력이 유일하다. 스코틀랜드는 전체 전력의 31%를 해상 풍력을 주력으로 한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는 해상 풍력의 선두주자이다.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 장헌상 한국대표(58)는 스코틀랜드 정부와 국내 조선·중공업체를 연결해주려 수년 전부터 부단히 애써왔다. 국내 업체가 가진 뛰어난 터빈 제작 기술과 해상 구조물의 하부 구조 건설 기술을 스코틀랜드 정부와 합작하게 되면 해상 풍력에서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장대표의 판단 때문이다. 그의 판단은 적확했다. 오는 5월쯤, 국내 유수 조선업체 가운데 한 개 기업과 스코틀랜드 정부가 수조 원대에 이르는 해상 풍력 개발 계약을 맺게 된다. 장대표는 “국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기술의 능력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라며 겸손해 했다.

장대표가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 한국대표를 맡은 지 벌써 14년이 흘렀다. 그가 처음 추진한 것은 스코틀랜드와 한국 제약회사가 공동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다. 당시 한국의 제약 기술이 뒤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스코틀랜드 소속 과학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장대표는 “백안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과제를 하나씩 성공시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자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다. 결국 국제 공동 신약 개발이 추진되었고, 현재 진행 중이다. 결과물은 2015년쯤이면 하나씩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제 교류가 전무했던 스코틀랜드와 한국이 공동으로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그는 무조건 기다렸다고 한다. 장대표는 “위스키도 5년, 10년 이상 묵어야 맛이 난다. 좋은 시기에 담아야 맛도 좋듯이 적당한 시기에 사업을 연결해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다림의 미학을 갖고 천천히 사업을 진행시키다 보니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라며 만족해했다.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그가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 “이제 한국은 국가 브랜드의 힘을 키워서 전세계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할 때이다. IT와 금융을 중심으로 그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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