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에서도 ‘중국의 역습’ 시작됐다
  • 김세희 기자 (luxmea@sisapress.com)
  • 승인 2011.03.2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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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게임을 ‘복제’와 ‘짝퉁’으로만 인식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편견도 이제 접어야 할 때가 되었다. 게임 산업에서도 이른바 ‘중국의 역습’이 시작되고 있다. 보통 중국 업체들은 국내 게임을 수입해 서비스하는 것에 집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게임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불멸 온라인’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완미시공’이 만든 MMORPG 장르로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MMORPG 게임’을 모토로 내세운 게임이다. 이같은 모토는, 게임 내 시스템을 외워야 하고 적지 않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 국내 정상급 MMORPG 게임 트렌드와는 정반대의 시도였다.

결과는? ‘불멸 온라인’은 최고 동시 접속 8만명 이상을 기록한 적도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중국산 온라인 게임인 ‘진 온라인’ ‘환상유희’ ‘무림외전’도 비슷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 국내 게임보다 간단한 조작과 쉬운 레벨업 시스템이 특징이다.

게임의 역습보다 국내 게임업계를 긴장하게 만드는 것은 ‘자본의 역습’이다. 최근 중국 게임업체들은 막대한 자본력으로 국내 게임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1위 게임회사인 ‘텐센트’는 벤처캐피탈인 캡스톤파트너스와 함께 리로디드 스튜디오, 스튜디오 혼 등 국내 일곱 개 게임사에 총 1백84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에서는 텐센트가 한국 게임 개발사에 투자한 총 자금이 2백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내 2위 게임회사인 ‘샨다’는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2004년 국내 개발업체인 액토즈소프트를 약 1천억원에 인수했던 샨다는 지난해 9월 국내 업체 아이덴티티를 9천5백만 달러(약 1천100억원)에 인수해 국내 게임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당시 아이덴티티는 매출도 얼마 발생하지 않은 상태였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개발사에 돈을 푸는 이유는 가장 효율적인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직접 개발에 나서는 것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라는 국내 게임 덕분에 중국 게임업계에서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샨다는 텐센트의 그런 비상을 옆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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