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테마 ‘차·화·정’의 향방에 주목하라”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1.05.2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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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자산운용 송이진 주식운용본부장 / “IT·금융주도 지켜봐야”

 

ⓒ시사저널 이종현

요즘 시장의 관심은 지수의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이다. 오름세가 지속된다면 어디까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이자산운용의 송이진 주식운용본부장은 “결국은 ‘차·화·정’이 어찌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다”라고 말했다. 자동차-화학-정유 등 현재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는 3대 테마주가 얼마나 더 갈 수 있는지 여부가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시장의 변곡점이 임박했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최근 시장의 큰 변수는 미국의 위기였다. 미국 정부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늘리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돈이 많이 풀리면서 금이나 원유 관련 실물 자산에 돈이 몰렸다. 한편 선진국이 위기이다 보니 중국이나 한국 같은 이머징 국가가 반사 이익을 누렸다. 대표적으로 자동차나 중국의 팽창에 힘입은 석유화학이나 정유 업종 등이 수혜를 받았다.

그렇다면 지금 이런 흐름이 바뀌었나? 아니다. 바뀐 것이 없다. 2003년 카드 대란 때를 보자. 외국인이 대거 주식을 사들일 때 개인은 주식을 많이 팔았다. 이후 2005년을 지나면서 지수가 1천 포인트를 넘어섰다. 2009년부터 지난 4월까지 외국인은 54조원을 샀다. 같은 기간에 연기금도 11조원 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70조원 어치를 팔았다. 금융 위기 이후로 지수가 오를 때 환매 나간 돈이 거의 정기예금에 들어가 있다. 결국 이 돈이 돌아올 것이다”라는 이야기이다.

“하반기에 국내 주식시장 재차 상승 가능”

개인 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돌아온다는 조짐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는 “우리 회사의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이 업계 최고이다. 23억원짜리 펀드가 1천7백억원으로 불어날 정도이다. 그만큼 좋은 상품이 있으면 들어오겠다는 개인 투자자의 욕구가 강하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도 플러스가 났다. 수탁고가 늘어나고 있다. 지금 경기선행지수가 1월은 상승, 2~3월은 하락, 4~5월은 반전되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4월의 경기선행지수가 반등된 것이 확인된다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될 것이다. 그것이 발표되면 최근 조정장도 마무리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당 순이익률만으로 주가가 싼지 여부를 가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금리까지 고려해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2007년 코스피의 평균 주당 순이익률이 10배일 때 금리가 5~6%였다. 요즘 국고채 금리는 3%대이다. 2007년 주식시장이 2100 고점을 찍을 때 일드갭은 2~3% 정도였다. 일드갭이란 1년 동안 이익 전망치(연간 수익률)에서 채권 수익률을 뺀 것이다. 지금은 일드갭이 6%라 주식의 매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주식과 채권 수익은 반비례하므로 일드갭이 높으면 높을수록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로 수익을 낼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경기 모멘텀만 있으면 개인 주식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하반기에 국내 주식시장의 재차 상승이 가능하다”라는 입장이다. 최근 들어 그리스나 스페인의 재정 위기, 일본 대지진 등으로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 투자 자산으로서 주식의 매력은 최고라고 본다. 요즘의 박스권 장세는 “대세 상승기의 단기 조정 국면으로 해석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다만 그는 “일드갭이 3% 정도 가면 조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국고채 3년 금리가 5~6% 가면 빨간 신호등이라는 것이다.

“머니마켓은 절대 다수가 같은 방향으로 생각할 때는 맞지 않는다. 개인이 이렇게 환매를 하고 돈을 빼가는데 ‘지금이 피크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거의 투자 행태를 보았을 때 절대 아니다. 피크 때는 항상 기관에 돈이 들어왔다. 바이코리아 펀드나 인사이트 펀드 때처럼.” 이본부장은 올해 주식시장을 낙관했다. 최고치가 2400 선을 뚫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어떤 종목을 선호할까. 역시 ‘차·화·정’이었다. 이유도 다른 전문가와 비슷했다. 다만 KP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비엔지스틸, 화신, 에스엘, 한일이화 등 중·소형주로 집중해 재미를 보았다. 하이자산운용이 중·소형주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중·소형주 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 4백억원에서 시작해 6천5백억원까지 키웠다. 중·소형주의 특성상 펀드 규모가 6천억원대로 진입하니까 사고팔기가 힘들어졌다. 그때 그는 비즈니스 모델이 강하고 처음부터 손실이 나지 않을 만한 종목을 골라야 시장 수익률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종목 선구안에 대해 “2~3년, 길게는 5~6년 동안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될 모델인지, 큰 그림이 그려지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실적 변동성 큰 IT 중·소형주는 조심”

‘차·화·정’ 이후 눈여겨봐야 할 종목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IT와 은행주를 꼽았다. 다른 전문가와 비슷한 의견이다. 다만 그는 은행주는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르거나 국내 경기가 호전되고 부동산 경기가 좋아져야 은행주가 안정적으로 오른다. 부동산 PF로 금융기관이 다 망가져서 은행주는 올라도 잠깐잠깐 반짝이는 정도일 것이다. 반면 IT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워낙 조정을 받아서 한번 기회가 올 것이다. IT주는 특성상 좋아질 때는 갑자기 확 좋아지고 한두 분기 뒤에 갑자기 나빠지기도 한다. IT 중·소형주는 실적 변동성이 더 크다. 이것은 조심해야 한다.”

이본부장은 자신의 개인적인 재테크를 어떻게 할까. 그는 펀드 위주로 자산 증식을 하고 있다. 부동산은 살고 있는 집 정도이다. “투자 설명회 같은 곳에 가보면 부동산이 이제 투자 대안이 아니라는 데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개인연금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 4백만원 한도를 꽉꽉 채우고 있다. 특이한 것은 채권형이나 혼합형보다는 순수 주식형을 더 선호한다는 점이다.

그는 “채권과 주식에 50%씩 투자하는 펀드에 월 100만원씩 넣고 있다면 차라리 월 50만원짜리 순수 주식형에 넣어라. 그것이 더 수익률이 좋다. 노후 대책을 위해서라도 적립식 펀드를 꼭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금융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누적 수익률을 점검해보았더니 GDP 성장률을 7%로 보면 펀드 수익률은 그 배 정도가 되더라는 것이다.

“지금은 환매할 때가 아니다. 이 저금리 시대에 어디로 가겠는가. 정기예금 금리가 4%대이다.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이다. 그러니까 개인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일반 대중이 주식을 겁내할 때는 괜찮은 것이다. 주식이 너무 좋을 때, 누구나 좋다고 할 때 그때가 겁내야 할 때이다.”

송이진 본부장은 1988년 대한투자신탁에 입사해 1994년부터 주식운용부에서 일했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현대투신(현 푸르덴샬자산운용)에서 일하면서 주식운용팀장, 주식운용본부장을 지냈고, 2009년 5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로 편입된 하이자산운용 본부장으로 옮겨와 주식운용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경북대 경제학과 81학번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권남학 케이원투자자문 대표(경북대 경영학과 82학번)나 김택동 레이크투자자문 대표(경북대 경제학과 82학번),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경북대 경영학과 86학번) 등 경북대 출신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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