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불순’한 여자가 ‘남자’를 알면 ‘순수’해진다
  •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sisa@sisapress.com)
  • 승인 2011.05.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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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성관계 가지면 생리 활성 돕는 에스트로겐 분비 촉진

ⓒ일러스트 임성구

여성들은 일정한 월경 주기를 갖는다. 월경기(4일), 난포기(10일), 황체기(14일)라는 28일의 주기이다. 난포기에는 난포가 성숙하고, 황체기에는 황체가 형성되어 자궁내막에 여러 변화가 일어난다. 그런데 이처럼 규칙적인 월경 주기를 갖지 못하고, 짧게는 14일에서 길게는 2~3개월에 찾아오는 불규칙한 주기로 고민하는 여성도 많다. 20일 안팎으로 생리가 빨리 찾아오면 ‘경조증(經早症)’, 45일 이상으로 느려질 경우에는 ‘경지증(經遲症)’이다. 경지증이 심해져 3개월 이상 생리를 하지 않으면 ‘무(無)월경증’이다.

불규칙한 주기도 문제이지만 매번 찾아오는 심한 생리통 때문에 손톱으로 벽을 득득 긁는 여성들도 있다. 가임기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달에 한 번씩 생리를 한다는데, 그 기간이 일정하지 않거나 또 요란하게 보내는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생리가 일정한 주기로 일어나는 이유는 몸속에서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프로스타글란딘 같은 호르몬 작용이 생기기 때문이다. 건강한 여성의 생리 주기는 보통 28일에서 31일 정도이다. 월경 주기가 시작되면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여포 자극 호르몬에 의해 미성숙 난자를 함유한 난포가 성숙한다. 이때 난포가 성숙하며 에스트로겐을 분비해 자궁내막을 두껍게 한다.

그리고 배란 3일 전쯤 에스트로겐과 황체 형성 호르몬의 농도가 갑자기 증가하게 되어 1개의 성숙한 난포가 깨지면서 배란이 일어난다. 배란 후 깨진 난포는 황체가 되어 프로게스테론과 소량의 에스트로겐을 생산하며 수정란이 자궁 안에 착상되도록 한다.

생리 불순의 가장 큰 원인은 호르몬 불균형

만일 착상이 안 되어 임신되지 않으면 두꺼워진 자궁내막은 철수하기 시작한다. 자궁내막의 벽이 얇아지면서 바깥층 세포가 떨어져 혈액과 함께 자궁에 쌓인다. 이렇게 쌓인 물질이 자궁의 팽창과 수축을 지휘하는 프로스타글란딘에 의해 몸 밖으로 나오는 것이 월경이다. 이때 황체는 퇴화되고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농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결국 에스트로겐은 생리를 원활하게 하도록 돕는 천연약인 셈이다.

그렇다면 생리 불순은 왜 일어날까. 그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큰 원인은 호르몬의 불균형이다. 다낭성 난소 또한 배란이 잘 안 되어 생리가 늦어질 수 있다. 자궁에 염증이 있거나 극도의 스트레스, 다이어트, 피임약 등을 비롯해 구부정한 자세 등도 원인이다. 비만이거나 다이어트로 체중을 지나치게 줄인 마른 체형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에 이상을 가져와 월경 주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정상 체중인 성인 여성의 체지방률은 18?28%. 보통 체지방률이 17%는 되어야 생리 불순에 걸리지 않는다. 또 자세가 비뚤어지면 신경이 눌려 호르몬 분비와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생리 불순이 찾아온다.

지나치게 짧은 주기는 월경 과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출혈량이 많으면 출혈 기간도 길다. 이런 현상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자궁 시스템이 고장났을 가능성이 크다. 자궁의 염증이나 자궁근종, 변비 등에 의해 자궁내막의 울혈 현상이 있을 수 있다. 또 심장이나 폐 질환이 있거나 내분비계에 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보통 한 차례의 생리량은 20?60㎖. 그러나 80㎖ 이상의 생리가 10일 이상 계속되면 ‘경계 경보’이다. 이때는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병 저항력 생기고 피부도 젊고 탄력 있게 해

월경 주기가 짧든 길든 생리 불순은 여성들에게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이렇게 생리 불순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 특효약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남자라고 과학은 말한다. 만일 성관계를 가질 수 있을 정도의 미래를 약속한 남자가 있다면, 또 결혼한 여성이라면 월경 주기를 28일의 규칙적인 주기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남자와의 성관계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주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가지면 생리 활성을 돕는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촉진시켜, 불규칙한 월경 주기를 바로잡아준다. 이때 오르가슴보다는 남편과의 사랑을 주고받는 친근함이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월경 주기가 긴 여성들은 적당한 성관계를 통해 에스트로겐을 흠뻑 분비해 월경 날짜가 짧아지면서 정상으로 돌아온다. 한두 달 건너뛰며 불규칙하게 생리를 했던 여성들도 한 달에 한 번씩 규칙적인 주기를 갖게 된다. 이는 남편과의 성관계를 가질 때 여자의 몸이 직감적으로 규칙적인 배란이 임신에 좋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또 성관계를 끝내고 남편의 팔베개를 하고 자는 경우, 남편의 겨드랑이 냄새가 정상적 월경 주기를 갖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남자의 겨드랑이에 화장솜을 끼워 냄새 분자를 추출한 후 그것을 여자의 코에 대고 냄새 맡게 했더니 여자의 월경 주기가 훨씬 더 규칙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남자의 냄새가 여자의 생리 능력을 향상시킨 것이다.

뿐만 아니다. 일주일에 1, 2회의 적당한 성관계를 가지면 면역 글로블린A의 분비량이 증가해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강해지고, 피부를 젊고 탄력 있게 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성관계를 꾸준히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물론 건전한 성관계에 해당하는 얘기들이다. 난잡한 불륜의 성관계는 오히려 몸까지 망가뜨린다. 청소년의 이른 성관계도 생식기에 나쁜 영항을 미친다.

인간에게 성관계는 근원적인 에너지이다. 에너지 중 제일 센 것은 음(陰)과 양(陽)의 만남으로 아이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성관계는 모든 이의 ‘공통 관심사’이자 남녀의 ‘교집합’이기도 하다. 그에 더해 여성의 월경 주기가 ‘남자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니, 남녀의 조화가 참으로 오묘할 수밖에 없다. 생리통을 앓거나 생리 불순을 겪는 여성들을 볼 때마다 “얼른 시집 가. 그거 시집 가면 다 나아”라고 하던 어른들의 말씀이 그야말로 과학이었던 것이다.


 월경 주기와 가임기 계산, 어떻게 할까

월경 주기는 생리가 시작되는 첫날을 기점으로 계산한다. 출혈이 나타나는 월경기는 여성마다 조금씩 다르나 5일 정도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 계산의 편이를 위해서 월경 시작일을 1일로 한다면 1, 2, 3, 4, 5일이 생리 기간이 된다. 이 기간에는 임신될 확률이 거의 없다.

생리가 끝나고 일주일 후가 되면 배란기가 시작되어 5일간 지속된다. 그러니까 13일부터 14, 15, 16, 17일이 배란기이다. 그래서 임신을 원하지 않은 사람은 배란기가 아닌 6, 7, 8, 9, 10, 11, 12일에는 안심할 수 있다 하여 보통 이때 성관계를 갖는다. 하지만 정자가 자궁 내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은 사흘에서 나흘간이다.

그러므로 6~8일은 조금은 안전하고, 9~12일까지는 임신 가능 기간이다.
배란기는 난자가 자궁으로 배출되는 시기이므로 가장 위험한 기간이다. 난자는 자궁 내에서 3~24시간 생존한다. 그렇다면 왜 배란기가 5일일까. 그것은 5일 기간 중 어느 때 배란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치 자동차 운전면허를 딸 때 3개의 신호 중 어느 것이 갑자기 불이 켜질지 모르는 돌발 상황과 같다. 따라서 17일도 주의하는 편이 좋다.

배란기가 끝나고 11일 동안은 임신과 관계없는 휴지기이다. 즉,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일이 이에 해당한다. 이때는 남녀가 성관계를 가져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월경 주기가 정상인 여성의 경우 28일이나 29일경에 다시 생리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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