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후보는 싫지만 ‘박근혜’는 지지”, 왜?
  • 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1.05.2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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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에서 충청 지역 주민들은 어느 ‘대권 후보’에 가장 주목하고 있을까. 충청 지역에서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강세는 여전했다.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서 박 전 대표는 41.4%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에는 13.7%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올랐다. 오는 12월 사무총장 연임이 유력시되는 반총장의 대권 출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희박하다는 평가에도 2위로 나타난 데에는 지역 출신 대통령에 대한 지역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대층(27.2%)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3위는 10.0%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차지했다. 반면, 충청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 1위로 꼽힌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3.6%의 지지를 받고 6위에 머물렀다.

▲ 충남 연기군 세종시 밀마루 전망대에서 관람객들이 조감도와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시사저널 윤성호

박 전 대표의 강세가 충청 지역에서도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박 전 대표는 충청권과 이런저런 관계가 있다. 또 박 전 대표가 강조하는 ‘원칙과 신뢰’ 또한 ‘충절의 고장’으로 꼽히는 충청권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 지역의 한 중견 언론인은 “박 전 대표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북 옥천이다. 충청권에는 육여사에 대한 향수가 많이 남아 있다. 또, 충청의 맹주였던 JP(김종필)는 박 전 대표의 사촌형부가 된다. JP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는 충청인들은 당연히 박 전 대표에게 매력을 느낄 것이다. 게다가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현 정부에 대한 충청 지역민의 분노가 극에 달했을 때, 박 전 대표는 ‘원안 사수’를 주장한 바 있다. 그는 현 정권에서는 찾을 수 없는 신뢰를 보여주었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대선 후보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자유선진당 내 전략가로 통하는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와 여러 부분에서 대립각을 세워왔기 때문에 충청 지역에서 어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자신이 내세우는 정책이 무엇인지, 또 중시하는 원칙이 무엇인지 ‘실체’가 전혀 보이지 않는 인물이다. 막상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을 때 얼마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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