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교육생들도 ‘더 큰 학원’으로 몰린다
  • 김세희 기자 (luxmea@sisapress.com)
  • 승인 2011.06.0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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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패스원·메가스터디 등 대형 업체 중심으로 시장 재편

▲ 웅진씽크빅은 자회사인 웅진패스원을 통해 성인 사교육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시사저널 윤성호

대표적인 고시촌으로 유명한 서울 노량진은 고시 준비생들로 북적인다. 몇백 석 규모의 강의실은 빈자리 없이 가득 차 있고, 학원 등록을 위해 상담을 하러 온 한 학생의 눈빛에는 비장함마저 감돈다. 연세대 법과대학에 재학 중이라는 한 학생은 “여름방학에 행정고시 준비를 시작하려고 미리 상담을 받으러 왔다. 친구들이 몇 군데를 추천해주기는 했지만 워낙에 학원이 많고 사전 정보도 별로 없어서 결정하기가 어렵다. 아마도 큰 학원들 중에서 선택하게 될 것 같다”라며 서둘러 다음 학원을 향해 발걸음을 뗐다.

그동안 성인 교육 시장은 영세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세분화되어 있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대형 교육업체들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자본력과 브랜드, 마케팅을 바탕으로 영세 학원업체 M&A(합병·매수)를 통해 시장을 재구조화하고 전문 영역을 확보해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영세 업체 M&A하거나 핵심 강사 영입해

웅진씽크빅, 메가스터디 등 대형 교육업체들은 지난 2007년부터 M&A를 통해 성인 교육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점차 통폐합되고 상위 업체들 중심의 과점 구도로 변하고 있다. 현재 이들 대형 교육업체는 성인 교육 시장 분야에 자회사를 통해 진출해 사업을 해나가고 있다. 중·고등학생 교육 사업을 주축으로 한 메가스터디를 손주은 대표가 이끌고 있다면 동생 손성은씨는 자회사 메가MD(의·치의학전문대학원, 약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등 대비 학원), 메가UT(편입학원)를 운영하는 식이다. 마찬가지로 웅진씽크빅도 웅진패스원이라는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자회사들이 중소 성인 교육업체들을 M&A하거나 핵심 강사들을 영입해 신규 분야에 진출함으로써 성인 교육 시장을 재편하는 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동용 교재로 익히 알려진 웅진씽크빅의 자회사 웅진패스원은 지난 2007년 1월 공무원 시험 대비 온라인 전문 교육 기업 지캐스트와 한교고시학원, 도서출판 새롬을 통합해 설립되었다. 공무원 시험 중심의 성인 수험 시장 부분에서 절대적인 경쟁력을 보인 것도 이때부터였다. 웅진패스원은 공무원·자격증 시험과 관련한 온·오프라인 강좌 서비스를 주력으로 삼았다. 2010년에는 종합 금융자격증 취득 관련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드에프피와 미래경영아카데미를 흡수·합병하며 규모를 키워나갔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의무화 검사인 의·치의학 교육 입문 검사(MEET/DEET)에서 해마다 전국 수석을 배출한 것도 웅진패스원의 성장 동력이 되었다. 제1회 약학대학 입문 자격 시험(PEET)에서는 각 영역별 만점자를 다수 배출했다. 이후 2007년 의대 및 약대 편입 전문 아이피넷을 인수한 뒤 최적화된 커리큘럼을 제시한 것이 주효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한편 윌비스는 색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의류OEM 수출 사업을 하던 윌비스는 지난 2008년 3월 서울 신림동의 한림법학원을 인수하면서 교육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한림법학원은 사법시험·외무고시·행정고시 등 고시 시장 내에서 탄탄한 명성을 가지고 4백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윌비스는 지난 2010년 하반기부터 공무원 시험, 공인중개사 시험, 임용고시, 경찰간부 시험 등까지 포괄하며 본격적으로 성인 교육 사업에 나섰다. 이트레이드 증권 양지혜 연구원은 “지난해 진출한 경찰공무원 시장에서 이미 1위를 확보했고, 최근 변리사 시험 전문 학원인 한국특허아카데미를 인수하는 등 꾸준히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어 종합 성인 교육업체로서의 성장성이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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