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의 반발 탓에 ‘민노-참여’ 통합은 물 건너가려나
  • 김회권 기자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1.06.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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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당 때문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코너에 몰렸다. 지난 6월12일 열린 민노당 최고위원회에서는 이대표의 행보가 도마에 올랐다. 속기록을 살펴보면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지도부들 중 일부는 이대표의 발언을 놓고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것이 그렇게 해석될 것을 몰랐는가” “당이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나서 하는 것이 맞다”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이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갖가지 해석을 낳자 “낡은 정치 문법을 적용하지 마라”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가 현장을 훑으며 진보신당 당원들을 통합 쪽으로 설득하는 시점에 굳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을 그냥 이해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이대표도 한 발짝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당초 예정되어 있던 유시민 참여당 대표와의 ‘미래의 진보’ 공동 출판기념회도 당내 반발을 고려해 6월21일에서 7월로 미루었다. 하지만 취소가 아니라 연기였다.

진보 정당 간의 통합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민노당과 진보신당 내의 통합파는 내년 4월 총선에서의 선거 연대에 방점을 두고 있는 반면, 이대표 등 민노당 당권파는 내년 12월 대선을 바라보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전자가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한다면, 후자는 민주당과의 연립 내각을 꿈꾼다는 것이 서로 지향점이 다른 부분이다.

그러나 ‘민노-참여 통합안’은 갈수록 통과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일단 반발이 거세다. 민노당의 가장 큰 지지 세력인 민주노총은 이미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민주노총 산별대표자 회의는 “진보 정당의 통합을 앞둔 엄중한 시기에 참여당과 관련된 논란은 부적절한 것임을 확인한다”라고 결정했다. 진보신당과의 통합 작업이 선행될 경우에도 당권파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참여당과의 통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물론 참여당 내부에서도 “노무현 정신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라며 민노당과의 통합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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