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 경지까지 보여주는 모성애에 어른·아이 모두 ‘뭉클’
  • 황진미│영화평론가 ()
  • 승인 2011.07.1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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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일의 리뷰 <마당을 나온 암탉>

2000년에 출간된 후 아동문학계의 베스트셀러가 된 창작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되었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 <꽃잎>의 애니메이션 부분을 연출했던 오성윤 감독과 1백20명의 스태프가 8년간 공들여 제작한 2D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의 의미는 물론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재미까지 갖추었다.

<미운 오리 새끼>가 오리 새끼로 자란 백조의 자아 정체감을 그린 동화라면, <마당을 나온 암탉>은 오리 새끼를 품은 암탉의 모성을 그린 동화이다. 매일 알을 낳아 빼앗기는 양계장 암탉은 알을 품는 것이 소망이다. 죽음을 가장해 양계장을 탈출한 암탉은 족제비의 공격을 받는다. 청둥오리의 도움으로 살아난 암탉은 그가 남긴 알을 품는다. 부화한 청둥오리 새끼는 암탉을 엄마로 여기지만, 자신과 달리 날지도, 헤엄치지도 못하는 엄마에게 불만을 느낀다. 그러나 암탉은 무력하지 않다. 새끼가 농장에 잡혀 날개를 잘릴 위험에 빠지자, 목숨을 걸고 새끼를 구한다. 가을이 되어 청둥오리 떼가 날아들자 암탉은 새끼를 무리 속으로 떠나보낸다. 새끼는 무리의 파수꾼이 되어 철새의 길을 떠나고, 홀로 남은 암탉은 굶주린 족제비와 마주친다. 그리고 족제비 역시 새끼를 품은 어미임을 알기에 선선히 자기 몸을 내어준다.

모성마저 박탈당한 노예의 삶을 거부하고, ‘가슴으로 낳은’ 자식을 품으며, 자식의 본성에 맞는 길을 열어주고, 마침내 모성의 보편성으로 살신성인의 경지에까지 이르는 주인공의 모습은 깊은 감동과 통찰을 안긴다. 애니메이션에는 원작에 없던 감초 역할의 수달이 등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파수꾼 선발 경주 장면이 더해졌다. 문소리, 박철민, 유승호 등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매력적이거니와, 선 녹음-후 작화-본 녹음의 시스템을 도입해 대사와 입 모양이 자연스럽게 일치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가족 관람용으로 원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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