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현지 관계자들이 바라본 ‘황금평 개발’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1.07.1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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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황금평은 ‘적막’하다.” 지난 6월8일 ‘황금평 경제 지대’ 착공식이 성대하게 끝난 후 현재까지 황금평에서는 ‘삽질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기자는 지난 7월14일 중국 단둥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 주재원과 대북 무역상, 현지 언론인 등과 국제 통화를 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착공식만 했을 뿐 공사는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모내기가 이미 끝난 상태라는 것이다.

단둥의 한 한국 주재원은 “북·중 모두 착공식이 끝나자마자 공사 장비들을 다 철수시킨 것으로 안다. 그래서 중국이 북한의 경제 협력 요구를 달래기 위해 착공식만 연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착공식까지 했으니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본격적으로 개발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단둥 현지 관계자들은 ‘황금평 개발’이 단둥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였다. 단둥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언론인은 “단둥 사람들은 황금평 개발에 내심 ‘황금평이 개발되면 단둥 경제에 ‘떡고물’이라도 떨어지지 않겠느냐’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당장 집값이라도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윤달생 재중단둥한인회장은 “황금평 사업이 시작되면서 조·중 관계가 더 업(up)되어 있는 것 같다. 장성택(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이 (착공식에) 참석했다면 조선(북한)에서도 이 사업을 비중 있게 보는 것이 아니겠느냐. 하지만 본격적인 개발은 내년쯤에나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단둥 지역에서는 대규모 공단과 아파트 단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이 지역 전체가 ‘공사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전언이다. 중국 기업뿐 아니라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의 기업들도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단둥에서 대북 무역을 하는 우리 무역상들은 여전히 ‘패닉 상태’라고 한다. 지난해 천안함 사태 후 우리 정부가 취한 ‘5·24 대북 경제 제재’ 조치로 ‘밥줄’이었던 북한과의 교역이 완전히 단절되었기 때문이다. 단둥에서 10년 이상 대북 무역을 하고 있는 한 무역상은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한테는 너무 신경을 안 쓰고 있다. 무역상들의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일부 무역상들이 라오스나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로 떠났는데, 이들 대부분이 사업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라고 침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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