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의 삶’ 스스로 접은 오리엔탈 야구 특급
  • 김회권 기자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1.08.0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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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부 히데키 전 메이저리그 투수

ⓒAP연합

지난 7월27일, 일본 야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라부 히데키(42)가 사망했다. 외신들은 그가 미국 로스엔젤레스 근교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고 전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우울증에 따른 자살로 추정된다.

1987년 일본 지바 롯데마린스에 1순위로 입단한 이라부는 당대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가 던진 직구는 일본 공인 기록인 1백58km를 기록했고, 우리는 종종 그를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이나 작고한 박동희 선수와 비교했다.

일본 야구를 직접 보기 힘들었던 탓에 우리가 이라부의 위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1991년이 되어서야 가능했다.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 슈퍼게임에서 이라부는 1백50km가 넘는 직구로 우리 올스타팀을 윽박질렀는데 당시 김성한 선수(해태)가 도쿄돔에서 그를 상대로 홈런을 쳐냈다.

이라부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적지 않다. 1997년 미국 최고 명문팀인 뉴욕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은 첫 아시아 선수가 되었고, 1999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첫 아시아 선수가 되었다. 그가 마운드에서 쌓아올린 업적은 메이저리그 통산 34승35패16세이브, 일본 통산 72승69패11세이브. 이라부의 별명은 ‘비운의 천재’였다. 마지막 그의 가는 길은 ‘천재’보다는 ‘비운’에 방점을 찍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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