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만했던 네이트온톡, 해킹 사태로 역풍 맞나
  • 김세희 기자 (luxmea@sisapress.com)
  • 승인 2011.08.03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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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유장훈
지난 7월20일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메신저 네이트온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네이트온톡을 출시했다. 네이트온톡은 네이트온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데이터망을 활용해 무료로 전화할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기능을 탑재한 서비스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컴즈가 mVoIP 서비스를 통해 무료 메신저 앱 시장에 진입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끄는 것은 당연했다.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음성통화 수익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동안 이동통신사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문자메시지마저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 등 무료 메시지 앱에 자리를 내준 상태였다. SK컴즈 관계자는 “mVoIP 기능을 탑재한 것은 무료 통화를 통해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SK텔레콤과 사전 조율을 통해 기능을 탑재한 것은 맞다”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사 계열에서 mVoIP 기능을 탑재한 앱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SK컴즈가 처음이다. 네이트온톡을 이용하면 2백MB(5만5천원짜리 요금제 가입 기준)까지 통화가 가능하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3백분 정도로, 이는 8만원짜리 요금제에 무료로 가입한 것과 같은 셈이다.

그러나 ‘범국민적 서비스로 거듭나기’를 노렸던 네이트온톡의 당찬 포부는 출시 후 불과 8일 만에 역풍을 맞고 있다. SK컴즈는 3천3백만 회원의 네이트온 친구까지 한 번에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3천5백만 회원(네이트, 싸이월드 포함)의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예상치 못한 해킹 사태를 당한 것이다. SK컴즈로서는 네이트온톡 출시를 계기로 모바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 공격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던 터라 충격이 더욱 컸다.

해킹 사태가 회원 이탈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우려는 커지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유선 메신저 업체 1위라는 아성마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SK컴즈 주형철 대표는 “재발 방지와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회사의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해킹 사건을 겪은 업체들을 볼 때 앞으로의 길이 그리 녹록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 2008년 옥션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을 당시에만 해도 탈퇴하는 회원 수가 수십만 명에 달했다. 

네이트온톡은 안드로이드 버전이 공개된 뒤 약 일주일 만에 1백4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애플 버전 출시를 계기로 연내 1천만명 가입자 돌파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해킹이라는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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