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락의 서곡인가 3년 전 위기 재현인가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1.08.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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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유동성 키울 방법은 많아…‘3년 만의 기회’로 만들 수도

▲ 8월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시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1943.75로 표시되어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코스피 2천이 깨지고 외국인 투자자는 내다팔고 환율은 급등하고. 증시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2008년 금융 위기의 재현인가, 아니면 끝없는 대추락의 서곡인가.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본부장은 “2008년 금융 위기 때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심각한 국면이다. 그때는 금융권만의 문제였지만 지금은 경기와 미국 재정 위기가 뒤섞여 있다. 회복이 되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 국한하자면 “그동안 상승 주도주 중심으로 크게 올랐기에 주도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니까 급락으로 보이는 것이다. 상승 폭으로 보면 4일 기준으로 고점 대비 10% 빠진 것으로, 연초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10% 정도 빠지는 것은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급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금융 위기 때와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가 잘못되어 망가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은 수급 논리로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 시장 조정 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수 1천9백은 비싼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책 변화 가능성 기댄 반등 기다리는 국면”

그는 “요즘 같은 때가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다”라고 말했다. 일주일 만에 그동안 사고 싶었던 주식이 15~20% 정도 떨어졌으니 ‘여름 세일’이요, 장기 투자자에게는 3년 만에 찾아온,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급락 국면에 놀라지 말아라. 추격 매수·매도해서 잘되는 경우가 없다”라는 것이 그의 당부였다. 대다수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의견도 대동소이하다. 대우증권의 구자용 리서치센터장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이익 추정치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다. 정책 변화 가능성에 기댄 반등을 기대해야 하는 국면이다”라고 밝혔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로 퍼져 있는 상황에 대해 김승현 토러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도 국면이 한국 시장에서만 펼쳐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재정 악화나 유럽 재정 위기가 새로운 문제는 아니다. 다만 낙관적 해결 전망이 순조롭지 않다는 것을 시장 참여자들이 깨달으면서 시장 전망에 대해 비관적 견해가 힘을 얻었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매 현상이 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센터장은 주당순이익율(PER)로 현재 국면을 설명했다. PER가 10배 이하이면 주가가 싸다고 하는데, 이번 하락 전에도 코스피의 PER는 9.7배로 비싸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비관적 전망으로 사람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정이 곧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8월9일에 중국의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 지표가 발표될 것이다. 같은 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려 통화 정책을 논의한다. 미국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QE3)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실망감이 지배하고 있는데, 굳이 통화 발행을 늘려서 국채를 사주지 않더라도 시장의 유동성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그런 정책이 나올 가능성을 보아야 한다. 이것만 확인되면 시장의 불안 심리는 상당히 진정될 것이다”라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는 시장 바닥을 1천8백50으로 내다보았고 ‘올해 고점 2천4백’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그가 보는 고점 구간은 연말이다.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다시 주도주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쇼크 직후에 각광받을 업종은 “중국 관련 기업이 좋을 것이고, 국내 경기 방어주인 통신이나 전기 업종, 항공주와 국내 내수형인 음식료, 유통, 인터넷 게임주도 눈여겨볼 만하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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