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노숙인과 더불어 뚜벅뚜벅
  • 조해수 기자 ()
  • 승인 2011.08.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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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대한성공회 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 팀장

ⓒ이정규 제공

대한성공회 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 이정규 팀장에게는 3백여 명의 이웃사촌이 있다. 서울역 노숙인들이 바로 그들이다. 매일같이 거리에 나가 노숙인들과 살을 맞대며 살아온 지도 벌써 7년째이다.

이팀장은 최근 더욱 바빠졌다. 코레일측이 8월22일부터 서울역사 내 노숙 행위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뿔뿔이 흩어진 노숙인들을 돌보기 위해 서울 곳곳을 누벼야 하기 때문이다. 이팀장은 “서울 노숙자들은 서울역을 중심으로 생활한다. 구호 시설도 서울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노숙인들이 서울 각지로 흩어지면 구호 효과도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팀장은 노숙인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팀장은 “어릴 적 옆집에 살던 신발 공장 사장님을 얼마 전 서울역 앞에서 만났다. 외환위기 당시 부도난 후 줄곧 길거리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누구나 노숙인이 될 수 있다.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노숙인을 바라봐달라”라고 호소했다.   

노숙인 구호 사업의 핵심은 노숙인을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시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는 노숙인 직업기술 교육의 일환으로, 버려진 자전거를 수리해 재활용하는 ‘두바퀴희망자전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팀장은 “서울역에서도 술꾼으로 유명했던 한 노숙인이 두바퀴희망자전거 사업을 통해 사회 복귀에 성공했다. 적절한 지원이 있다면 노숙인은 얼마든지 새 삶을 살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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