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도와주기보다 함께하기부터 먼저”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11.10.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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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국화 탁틴내일청소년성폭력상담소 소장

ⓒ시사저널 유장훈
영화 <도가니>가 흥행 몰이를 하면서 ‘장애인 성폭행’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재발 방지책을 내놓으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성폭력 아동과 장애인의 인권을 위한 법 개정 작업에 들어갔다.

추국화 탁틴내일청소년성폭력상담소 소장(45)은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장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부터 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추소장은 “장애인에게 ‘무엇을 도와줄까’가 아니라 ‘다 함께 생활하자’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추소장은 1995년부터 청소년 상담 일을 해왔다. 특히 성폭력 피해에 가장 취약한 ‘경계선 지능장애’ 청소년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데 혼신을 쏟았다. 경계선 지능장애는 지능 지수가 70~85 정도인 것을 말한다. 전체 학생 중에서 10%가 넘는다고 한다. 추소장은 “중증 장애는 우선 보호를 받게 되지만, 경계선 장애는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 상황 인식이 잘 안 되니까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추소장은 이런 청소년들이 장애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 그 일이 늘 안쓰럽다. ‘장애’가 낙인이 되어 따돌림받지 않을까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추소장은 이들에게 ‘상담자’라기보다 ‘멘토’에 가깝다. 일시적인 상담이 아니라 지속적인 생활 속에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추소장은 “지속적으로 만나서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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