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α’ 둘러싼 안갯속 진실 게임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11.10.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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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의원 “이국철 회장 자회사 소유권 등 여권 실세에게 건네”여권 실세 보좌관 “이회장 만난 사실 있지만 금품 수수는 없었다”

▲ 지난 9월2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 및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여권 최고 실세’에게 30억원과 자회사 소유권을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폭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9월27일 서울고검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장에서 “(이회장이) 이에 대한 자료가 있다고 주장했다”라고 밝힌 후, “그때 나는 ‘큰일 났다, 오만 군데가 다 썩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구속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에 이회장을 직접 만나 그로부터 ‘30억 플러스 알파’에 대한 내용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전에 이미 이회장은 <시사저널> 취재진에게 ‘제2, 제3의 메가톤급 폭로’가 잇따라 터질 수 있음을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 이회장은 “청와대가 SLS 사태에 대한 진실 규명에 나서지 않을 경우 ‘여권 최고 실세’와 공무원 등에게 전달된 것을 차례로 공개할 것이다. 신 전 차관에게 건네진 금품은 ‘여권 최고 실세’에게 전달된 것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회장과 윤씨·문씨의 관계는?

박 전 대표가 밝히고 있는 내용은 본지 취재진이 이회장에게 들은 것보다 조금 더 구체적이었다. 그는 “이회장이 한나라당 중앙위원인 윤 아무개씨, 포항에서 활동하는 문 아무개씨,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인 박 아무개씨에게 30억원과 자회사 소유권을 넘겼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인사는 “이회장과 친한 윤씨가 로비 창구로서 문씨를 연결시켜주었고, 박보좌관은 (문씨 자신이) ‘여권 최고 실세’와 가까운 사람이라는 것을 증빙해 보이기 위해 보여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윤씨는 이회장과 오랜 친분을 가져온 사이로 알려졌다. 이회장에게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소개시켜준 것도 윤씨라고 한다. <시사저널> 취재 결과, 이회장과 문씨가 함께 박보좌관을 만난 사실도 확인되었다. 박보좌관은 “이회장이 SLS그룹 해체 과정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민원을 갖고 온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때 문씨가 동행했다고 한다. 만난 장소에 대해서는 “여의도에서 본 것은 맞는데 의원실인지 커피숍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보좌관은 ‘30억원 플러스 알파(자회사 소유권)’와 관련해서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이다”라고 일축하면서 “너무 황당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민원이 있다고 해서 만나 관련 자료를 받았기는 했지만, 이후 따로 본 적도 없고 전화 연락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윤씨에 대해서도 “이번에 처음 이름을 들었다. 전혀 모르는 사이이다”라고 강조했다.

박보좌관은 문씨에 대해서 “(이회장을 만나기) 6개월인가, 1년 전쯤에 식사 자리에서 여러 사람에게 명함을 준 적이 있는데, 나중에 전화가 왔다. 문씨인 것은 확실한데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다. 나이는 40대 중반 정도인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문씨는 포항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씨가 이른바 ‘권력 실세’의 측근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 것조차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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