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의 도 넘은 왜곡과 비방
  • 소종섭 편집장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11.11.0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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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도청을 다 하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에 물타기가 미리 들어온 것이다. <시사저널> 보도는 (나꼼수의) 특종을 물타기 할, 방어할 내용이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나는 꼼수다> 23회(10월15일)에 방송된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김어준 총수의 언급입니다. 

‘나꼼수’ 23회의 방송 내용은 그야말로 혹세무민(惑世誣民;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이는 것)하는 것입니다. 사실과 전혀 다른 비방입니다. 정파 언론·진영 언론이기를 거부하고 진보와 보수라는 울타리를 넘어 진실 추구라는 언론 본연의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는 <시사저널>과 소속 기자들을 크게 모독한 언사입니다. 엉터리도 이런 엉터리가 없습니다.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입니다. 이 문맥대로라면, 내용을 정확하게 모르는 이들은 마치 <시사저널>이 ‘나꼼수’를 도청한 정부 기관 어딘가로부터 정보를 받아 ‘MB 사저’ 파장을 줄이기 위해 방어 보도를 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꼼수’는 10월19일 방송된 24회에서도 ‘<시사저널> 숟가락 얹지 마!’라며 같은 맥락을 이어갔습니다.

<시사저널>의 ‘MB 내곡동 사저’ 보도는 독자적으로 정보를 입수해 3주간의 추적 취재를 거쳐 기사화되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10월3일 발매호에 보도할 예정이었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추가 확인 작업을 진행하면서 한 주 늦게 보도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다른 누가 유사한 취재를 진행한다는 소리를 들은 바 없습니다. 기사 작성·편집·디자인 등 모든 작업이 끝나 인쇄소로 내용을 넘긴 시점은 10월7일 밤 11시19분입니다. ‘나꼼수’가 관련 내용에 대한 방송 녹음을 마치기 한참 전입니다. ‘나꼼수’는 10월8일 새벽 녹음을 마쳤고, 10월9일 오후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내용에서도 ‘나꼼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대통령실과 함께 내곡동에 50억원대 집을 샀고 돈의 출처가 의심된다’라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반면 <시사저널>은 ‘단독 공개-퇴임 이후 MB 사저’라는 제목에서 보듯 ‘나꼼수’ 방송 내용은 물론이고 ‘퇴임 이후 MB 사저’를 이곳에 짓고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보도했습니다. 내곡동 현장이 ‘퇴임 이후 MB 사저’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도한 언론은 <시사저널>이 유일했습니다. 3꼭지, 7페이지에 달하는 탐사 기획 보도였습니다.

<시사저널>은 10월8일 토요일 오전 10시쯤에 인터넷판을 통해 이 내용을 최초 보도했습니다. 12시쯤에 언론사들에게 보도 자료를 돌렸고, 오후 2시쯤에는 <시사저널> 트위터에도 올렸습니다. 당일 달린 댓글만 수천 건에 달했습니다. 전날 이미 모든 준비를 해놓았기에 가능했습니다. 월요일 시중 발매에 앞서 급하게 토요일에 인터넷판에 보도한 이유는 청와대가 토요일 오후나 늦어도 일요일에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해 김 빼기를 할 것 같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10월7일 금요일 오후 청와대측에 최종 확인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런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이것이 대략적인 <시사저널> ‘내곡동 MB 사저’ 특종 보도 과정입니다. ‘나꼼수’ 김어준 총수는 <시사저널>을 언급한 방송 내용과 관련해 근거가 있다면 제시하고, 근거가 없다면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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