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군대 내 자살…“장병 관리 체계 바꿔야 막는다”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1.12.1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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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뉴스

지난 12월15일 전남 고흥의 한 군부대에서 또다시 사병이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잊을 만하면 악몽이 반복되고 있다.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군 장병의 자살 사고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5년 54명에서 지난해 82명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자살을 바라보는 시각은 많이 바뀌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급자의 가혹 행위나 욕설, 구타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그런데 최근에는 신세대 장병들의 나약한 정신력이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젊은 층의 지상 목표가 대학 진학에 맞추어지면서 인성이나 사회성 교육은 사라지고 있다. 공부와 상관없는 문제들은 엄마가 나서서 해결해주었다. 그러다 보니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설문조사 사이트인 ‘두잇서베이’의 최근 조사에서 이런 추세를 엿볼 수 있다. 이 사이트는 지난 12월1일부터 6일 동안 성인 남녀 7백명을 상대로 군대 내 자살 사고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41.9%가 ‘부적응’을 자살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선임자의 구타 및 가혹 행위’나 ‘입대 전 가지고 있던 심리적 불안감’이 31.1%와 13.1%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군대를 다녀온 군필자의 경우 미필자와 상당한 시각차를 보였다. 미필자들의 경우 여전히 ‘선임자의 구타나 가혹 행위’(37%)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군필자의 응답률은 16%에 불과했다.  

군대 일각에서는 신세대 장병을 관리하는 군의 인식 변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나를 따르라”로 대변되는 획일적인 명령 체계로는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임한규 전 해군교육사 부사령관은 “군대라는 특수성을 빙자해 합리성과 소통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 환경에서 성장한 신세대 병사에 맞는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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