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포위’ 고삐 바짝 죈다
  • 한면택│워싱턴 통신원 ()
  • 승인 2012.01.16 16:4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 개 전쟁 수행’ 대신 아시아 지역에 주력한다는 새 국방 전략 수립…남중국해에서 첨예하게 대치

미국이 한반도와 중동에서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략을 폐기하는 대신 아시아 지역에 주력하겠다는 새 국방 전략을 수립했다. 10년간 1조 달러 이상의 국방비를 대폭 삭감해야 하는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아시아에서만큼은 오히려 미국 파워를 강화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는 지구촌 수퍼파워 자리를 놓고 맞대결하고 있는 중국을 포위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월5일 펜타곤을 방문해 새 국방전략을 발표하며 “주요 지역을 희생하면서 국방비 삭감을 추진할 수는 없다.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군 역할을 강화하고 나토를 포함한 동맹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것이며 중동에 대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엄청난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향후 10년간 1조 달러 이상의 국방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우선 한반도와 중동에서 동시에 전쟁이 터지더라도 대규모 미군 병력을 투입해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두 개 전쟁 동시 수행 전략’을 사실상 폐기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미국은 대신 북한의 핵 도전과 중국의 군사력 팽창에 대응해 아시아 중시 전략을 채택했다.

그런데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은 결국 중국 포위 전략과 같은 말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은 미군을 감축해도 아시아 지역에서의 축소는 최대한 피하고 미군 전력과 한국·일본·호주 등 동맹국들과의 연합 전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타이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까지 끌어들여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 해군력으로 중국 봉쇄 중

미국은 해군력으로 라이벌 중국을 해상에서 봉쇄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은 해군력에서는 압도적인 전력 우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해·공군력에는 라이벌 중국도 감히 맞장을 뜨지 못하고 있다. 이미 엄청난 격차를 벌리고 있어 중국이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중국은 2011년 여름에 처음으로 항공모함 1척을 진수했지만, 미국은 이미 11척이나 가동하며 세계 바다를 장악하고 있다. 구축함·프리깃함·코르벳함 등 전함들은 미국이 1백90척인 데 비해 중국은 42척에 불과하다. 미국은 중국을 해상에서 봉쇄하는 데 잠수함 전력을 출동시키고 있다. 잠수함 전력에서도 중국은 미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미국은 핵연료로 연료 공급 없이 오랜 시일 작전이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 가운데 공격함 54척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6척에 그치고 있다. 특히 핵추진 잠수함 가운데 쿠르즈 미사일까지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은 미국이 4척을 실전 배치하고 있는 데 비해 중국은 한 척도 없다.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일반 잠수함도 미국은 14척인 반면 중국은 3척에 불과하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 가운데 거의 대부분인 52척은 디젤과 전기로 운영되는 구식으로 나타나 있다. 여기에 해군의 작전 능력을 배가시켜주는 공군력에서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스텔스 전투기를 보면 미국은 F-22 랩토 스텔스 전투기와 B-2 스텔스 폭격기를 포함해 1백39대나 보유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제 스텔스 전투기 한 대를 시험 비행하고 있다.

전투기에서는 미국이 3천7백대로 중국의 1천6백대를 압도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북한과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그리고 타이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로 이어지는 연합 군사력을 묶는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은 이를 위해 태평양 지역에 막강한 화력을 집중 배치해놓고 한국, 일본과 동맹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하와이에 있는 미군 태평양사령부의 지휘를 받으며 진두지휘하고 일본 요코스카 항에 모항을 두고 있는 제7함대를 전진 배치해놓고 있다. 제7함대에는 통상적으로 한 척의 항공모함 전단을 두고 있으며, 긴장 사태가 벌어질 경우 한 척의 항모 전단을 더 증강 배치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를 일본 요코스카 항에 기항시키고 있고 로널드 레이건 호를 수시로 파견하고 있다.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은 유도미사일 순양함 두 척, 대잠수함 구축함 두 척, 대공전함 두 척 등 일곱 척을 거느리고 있다. 7함대에 배속된 있는 잠수함도 세 척이 실전 배치되어 있다. 여기에는 미국 해군의 주력기인 F/A 18 호넷 전투기, 헬기, 조기경보기 등 90대의 군용기가 탑재되어 있다. 그리고 6천명이 넘는 병력이 승선해 있다.

제7함대는 항공모함 전단뿐만 아니라 잠수함, 수륙 양용 공격함과 해병대 신속원정군, 해군 수중 폭파팀을 비롯한 특수전 부대, P-3 및 EP-3 등 초계기, 정보기 등을 거느리고 있다.

제7함대에 소속된 항공모함 전단 이외에도 전체 배속된 전함은 60척에 이른다. 전투기 등 군용기들이 3백50대나 배치되어 있고 해군, 해병대 병력만 6만명이나 파견되어 있다.

여기에 한국은 항공모함은 없으나 순양함 두 척, 구축함 여섯 척, 프리깃함 12척, 전술 잠수함 23척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항공모함 한 척, 순양함 두 척, 구축함 30척, 프리깃함 16척, 전술 잠수함 16척을 배치해놓고 있다. 타이완은 구축함 네 척, 프리깃함 22척, 전술 잠수함 네 척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해군력만으로도 중국 해군을 봉쇄할 수 있으나 한국·일본·타이완의 해군력까지 연합하면 중국을 자국의 연안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에너지·안보·헤게모니 걸려 있어 ‘총력전’

미국과 중국은 현재 남중국해에서 해전을 벌이고 있는 것과 같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는 관련국들이 오랫동안 영토 분쟁을 벌여온 곳이다. 미국은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등이 싸우고 있는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 2010년부터 본격 개입하고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관련국들의 요청이 있었다며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공개 천명한 바 있다. 그때부터 남중국해 해역에서는 그야말로 해전이 벌어지고 있는 듯한 대치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은 현재 해군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 이곳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작전하면서 중국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미국 해군은 핵추진 잠수함들을 동원하고 첨단 레이더망을 가동해 남중국해 연안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다고 미국 관리들은 밝히고 있다. 동시에 중국의 낡은 디젤 잠수함들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봉쇄하고 있어 해상을 성공적으로 봉쇄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봉쇄하려는 것은 에너지와 안보, 헤게모니 등이 걸려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남중국해 인근 해역에는 6백10억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고, 5백40억 배럴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제력에 필수인 엄청난 에너지 자원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중국이 밀릴 수 없는 해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 지역에서 미국이 중국의 팽창을 막아내야 관련국들의 안보를 지켜주고 미국의 이익을 유지해 수퍼파워 게임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에 해상에서 중국을 봉쇄하는 데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