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돌아온 천재 ‘음악 인생’ 다시 켠다
  • 강청완 인턴기자 ()
  • 승인 2012.02.0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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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 씨

ⓒ 시사저널 임준선
“(음악이) 제일 좋아요. 내 핏속에 흘러요.” 어눌한 한국말이지만 목소리는 또렷했다. 잠시 잊혀졌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은 요즘 제2의 음악 인생을 살고 있다. 2009년 매니저에 의한 노예 계약과 학대 파문을 겪고 뉴욕에 칩거하던 그는 지난해 4월 팬들의 도움으로 새 소속사(스마프 프로덕션)와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말부터 한 달에 서너 개씩 콘서트를 소화하며 본격적으로 다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간의 갈증을 풀기라도 하듯 요즘의 그는 “음악, 오직 음악!”뿐이다. 공연장과 연습장을 오가는 생활이지만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젊은 록밴드와 작업을 같이하며 ‘주거니 받거니’ 하는 과정에서 영감(Inspiration)을 얻는다. 그 과정 자체가 너무나 즐겁다고 한다. 공연도 다른 밴드나 전자기타와 협주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다음 공연은 오는 2월1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비하이브에서 예정되어 있다.

최근에는 재능 기부자로 나섰다. SBS 다큐 프로그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통해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14세 시각장애인 소녀를 만났다. 몇 차례 만남과 레슨을 갖고 지난 1월13일에는 경기도 일산에서 열린 콘서트 무대에 함께 오르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꿈을 잃지 않도록 롤 모델이 되어주고 싶다는 그는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자 활력이다”라고 말했다.  

요즘 필이 꽂힌 것은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다. 무대에서 혼신의 공연을 하고 열광적인 기립 박수를 받는 것이 좋고 그 모습이 멋지다는 것이다. ‘작은 거인’ 김수철의 공연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고 그 에너지를 닮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팬들이 열렬하게 환호해주는 것에서 최고의 기쁨을 느낀다.

유진박은 지금 어느 때보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말한다. 팬클럽의 도움으로 재기할 수 있었고 소속사 감독과 임원들이 친형처럼 그를 돕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음악을 계속하면서 ‘건강하게, 멀쩡하게 사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런저런 말이 많았고 아직도 과거의 얘기를 물어보는 사람이 많지만, 그 이전의 멋진 모습과 앞으로의 성공만 기억해주었으면 한다고 유진 박은 말했다. 여전히 그가 원하는 수식어는 ‘한국 최고의 전자 바이올리니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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