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지’까지 밀어내는 지하철 미디어 ‘스마트폰’
  • 홍재혜 인턴기자 ()
  • 승인 2012.02.0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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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신문 보는 승객 수 갈수록 줄어들어…올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당수 승객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무가지를 읽었다. 지하철 승객은 2003년부터 가판대에서 판매하는 신문이 아니라 무가지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유가지의 인기는 크게 하락했다.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가판대 수는 2004년부터 3년 동안 82개가 줄었다. 이제 무가지마저 줄어들고 있다. 무가지가 유가지를 지하철에서 쫓아냈듯이 이제 스마트폰이 무가지를 몰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2천만명을 넘어섰다. 지하철 승객 다섯 명 중 한 명이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2002년 ‘메트로’가 국내 최초 무가지로 첫선을 보인 이후 포커스, AM7 같은 무가지의 전성시대가 문을 열었다. 2년이 지나 지하철 이용자의 80%가량은 아침 출근 시간에 무가지를 읽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을 정도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자 무가지의 성공 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 시내 가두판매점에 일간지와 주간지를 보급하는 한 업체의 사장은 “2002년 무가지가 창간하면서 가판대 판매에 큰 피해를 입었다. 2010년부터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무가지 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무가지 신문이 있어도 사람들이 안 가져간다. 시간제 근로자들이 직접 무가지를 나눠줘도 받아가지 않아 분식집, 식당, 금은방, 옷가게 등 상가를 직접 돌며 한 부씩 배포하고 있다. 이전에 10명 중 10명이 무가지를 가져갔다면, 지금은 4~5명 수준에 그친다”라고 말했다. 

무료인 데다 오전 출근 시간에 지루하지 않고 짧은 시간에 요약된 주요 뉴스를 접할 수 있어 지하철 승객 상당수가 무가지를 본다. 스마트폰은 무가지의 이러한 장점을 모두 충족한다. 스마트폰이 무가지에 치명적인 존재라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스마트 기기 사용자의 70%가 뉴스 서비스를 이용한다’라고 밝혔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은 더 늘어날 추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올해 상반기 3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기기가 중요한 뉴스 소비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언론사의 시름은 더 깊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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