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통’과 ‘개판’에 대한 보통 사람의 분노 담은 영화들
  • 하재근│대중문화평론가 ()
  • 승인 2012.02.0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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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영화는 <부러진 화살>이다. <댄싱퀸>이 정치를 ‘똥통’이라고 한다면, <부러진 화살>은 재판을 ‘개판’이라고 말한다. 정초에 흥행한 양대 영화가 정치와 사법부를 통타한 셈이다. 이 영화들은 어느 힘 없는 보통 사람이 그런 ‘개판’과 ‘똥통’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관객은 뜨거운 호응을 보내고 있다.
 
<부러진 화살>에서 기존 권력을 대표하는 판사와 검사는 대단히 고압적이다. 또, 사학 재단 교수 사회와 이어지는 거대한 기득권 집단을 이룬다. 주인공은 스스로 법을 공부해 그런 판사와 검사에게 맞선다. 힘 없는 그가 판사를 궁지로 모는 모습은 네티즌을 통쾌하게 했다.
 
<댄싱퀸>에서 기존 정치인과 그 ‘사모님’은 기득권 집단을 이뤄 황정민과 엄정화를 무시한다. 그들은 밀실 야합과 지지자 동원을 통해 권력을 독점하려 한다. 황정민은 자신의 열정과 진심으로 그들에게 맞선다. 이것도 관객을 통쾌하게 한다.
 
이 두 영화가 극장가 흥행을 쌍끌이하는 것만 보더라도 요즘 민심이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겨울 방학인데도 가족영화를 눌렀을 정도이다. 작심하고 사회 고발 영화로 만든 <부러진 화살>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오로지 흥행을 위해서 만든 말랑말랑한 기획 영화인 <댄싱퀸>에마저 시민의 분노와 물갈이 의지가 반영된 것을 보면 확실히 민심은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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