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광고 유치에 열 올리나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2.02.28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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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2일 오전 서울 역삼동에 있는 구글코리아 사무실에 염동훈 대표가 언론사 기자들을 불러모았다. 그 자리에서 염대표는 구글의 모바일 광고력을 강조하면서 광고주들이 구글을 통해 광고를 게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년 동안에는 유튜브를 강조해왔다. 매달 2회 이상 언론사에 유튜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심지어 찰리 채플린 1백22번째 생일 기념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는 내용도 언론사에 뿌렸다. 유튜브를 언론에 노출시켜 광고 유치 효과를 노린 셈이다. 지난 2006년 구글이 인수한 유튜브는 구글의 핵심 광고 유치 수단이다.

기업이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할 목적으로 언론을 이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마케팅이고, 그 내용은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관심이 없는, 일부 광고주에게 필요한 내용을 언론에 뿌리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광고주에게 자사의 광고력을 프로모션하는 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것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뉴스 가치성이 떨어진다. 여러 기업 광고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등의 정보라면 몰라도 광고력을 자랑하는 식의 언론 보도 요청은 무리수이다”라고 말했다.

구글코리아가 광고 유치에 열을 올리는 배경은 무엇일까? 구글은 스마트폰 광고 시장에서 세계 1위이고,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도 43.4%로 1위이다. 그렇지만 인터넷 검색 프로그램인 브라우저(크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를 쉽게 넘지 못했고, 세계적인 포털 사이트 구글 자체도 국내 시장에서는 네이버에 밀린 상황이다. 애플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2011년 4분기 매출 성장률이 73.3%인 데 반해 구글의 성장률은 25.4%에 그쳤다. 구글은 광고 유치로 탈출구를 찾으려는 것이다.

유튜브에 이어 광고 기업 애드몹을 인수했고, 스마트폰 광고 전담 임원 보직도 신설하고 모바일 광고 유치 직원도 대거 채용했다. 구글은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광고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세계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에서 아시아 지역은 2010년 53.4%(8억6천8백만 달러)를 차지했다. 미국은 18.7%이고 유럽은 15.8%이다. 모바일 사용이 활발한 한국은 아시아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나라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한국 모바일 광고 시장은 2015년 약 6천9백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84%에 이른다. 2015년 전체 광고 시장 전망치 15조원 중에서 40% 이상이 모바일, 스마트TV 등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구글은 광고 유치에는 적극적이지만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거의 입을 열지 않는다. 2010년 불법 위치 정보 수집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구글코리아는 위치 기반 서비스를 하기 위해 스트리트뷰 차량(거리를 촬영하는 차량)을 운영하면서 와이파이 네트워크 정보와 데이터까지 수집했다. 이메일, 암호, 웹페이지 주소 등이 소비자 동의 없이 유출된 것이다. 경찰이 수사에 나선 후에야 구글코리아는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팀장은 “구글의 최대 목표는 안드로이드 확산을 통해 모바일 검색 및 광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다. 구글은 동영상 콘텐츠를 무료화해서 소비자가 모이도록 한다. 광고 수주를 늘리려는 방법이다. 그러나 동영상 품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태블릿PC에서 동영상을 보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스마트TV 등 큰 화면에서는 화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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