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습관도 길러주니 일찍 가입할수록 유리
  • 조재길│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
  • 승인 2012.03.0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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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전용 금융 상품 선택할 때 짚어봐야 하는 것들

(왼쪽부터) ⓒ 국민은행, ⓒ 신한은행

졸업·입학철을 맞아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금융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경제·금융 교육을 시켜주는 것이 전문가들만의 몫은 아니다. 부모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교육할 부분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어린이 금융 상품 가입이다. 저축 습관을 통해 평생 바람직한 소비 성향을 길러줄 수 있다. 최근 은행·보험·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은 어린이 전용 재테크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어린이나 청소년 입장에서도 푼돈을 모았다가 성년이 되었을 때 목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가급적 자녀가 어릴 때 금융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장기적으로 투자할수록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이나 자녀 생일에 용돈을 주는 것보다 통장을 만들어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자를 원금에 더해 재예치하는 구조인 복리형 상품에 가입하면 ‘돈이 돈을 불려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월복리인지 연복리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연 4.5%짜리 월복리식 적금은 연 4.7%짜리 단리식 적금과 같은 수익률을 낸다고 보면 된다.

복리를 얘기할 때 통상 ‘72의 법칙’을 예로 든다. 원금의 두 배가 되는 시간을 알려주는 계산법인데, 72에서 금리를 나누면 된다. 예컨대 연 5% 수익률 상품이라면 원금이 두 배가 되기까지 14.4년, 연 3%짜리 상품이라면 24년이 걸린다.

어린이나 청소년 대상의 금융 상품에 가입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면, 최소 20년 이상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누적될수록 수익이 많고, 목돈이 필요한 성인이 되었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비과세나 세금 우대를 받을 수 있는지도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할 대목이다. 저율 과세되는 세금 우대 한도는 1인당 1천만원이다.

미성년자인 자녀 명의로 통장을 개설할 때는 몇 가지 준비물이 필요하다. 부모의 신분증은 기본이고 추가로 가족 관계 증빙서류가 있어야 한다. 주민등록등본이나 주민등록초본, 가족관계증명서 중 하나면 된다. 아이 이름의 거래용 도장도 필요하다. 은행들은 부모 통장과 연계할 경우 추가 금리를 주거나 사고에 대비한 무료 보험 등에 들어주기도 한다.

자유입출식 통장이나 적금 우선 고려

어린이나 청소년 대상 예·적금을 선택할 때는 부모가 주로 거래하는 은행 상품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좋다. 가족계좌 통합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은행과 친해지도록 만들기 위해 집 근처에 영업점이 있는지도 따져볼 부분이다.

국민은행은 ‘KB주니어스타통장·적금·체크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캐릭터인 ‘뽀로로’를 통장 앞면에 내세웠다. 주니어스타적금은 가입 때 10만원 이상 넣은 후 3만원 이상을 1천원 단위로 수시로 입금할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 기간이 1년인데, 해마다 자동 재예치되는 연복리 방식이다. 만 20세까지다. 기본 이율은 연 3.5%이다. 신규 가입 때 가족 2인 이상이 국민은행 고객이면 0.2%포인트, ‘주니어스타통장’ 등 어린이 상품 가입자면 0.1%포인트, 자동이체하면 0.1%포인트 등 우대 금리를 첫 1년간 준다. 장애우나 소년·소녀 가장 등에게 추가 0.5%포인트를 적용한다. 소아 3대 암 진단비와 화상 수술비, 24시간 상해 후유 장애 등 각종 위험을 보장하는 ‘자녀 안심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준다.

주니어스타통장은 수시 입출금식 예금이다. 체크카드 결제 실적이 있거나 적금 가입자면 결산기 평균 잔액 중 50만원 이하까지 연 4% 금리를 적용한다. 전자 금융 및 자동화 기기 이용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이 주니어스타통장은 지금까지 83만여 계좌(2천5백억여 원) 이상 판매되었다.

우리은행은 자유 적립식인 ‘아이맘자유적금’을 팔고 있다. 최소 가입액은 월 5만원이다. 원 단위로 추가 입금할 수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과 함께 가입하면 기본 금리에다 연 0.5%포인트를 추가해준다. 다만 이 청약통장의 단점은 미성년자가 10년간 불입해도 2년 자격만 인정된다는 것이다. 아이맘자유적금에 가입하면 토익·토플 등 다양한 인터넷 어학 강좌를 10% 할인해준다.

신한은행의 ‘키즈플러스’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들에 추천할 만하다. 전용 통장과 적금, 주택청약종합저축, 신한 BNPP 엄마사랑 어린이 적립식 증권투자신탁, 신한생명 VIP꿈나무 변액유니버셜 보험, 신한 키즈플러스카드 등으로 구성되었다. 자동화기기 현금 인출 수수료 우대 및 평생 계좌 번호 지정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이 중 키즈플러스 적금은 1년짜리 자유적립식 상품이다. 총 4회까지 재예치가 가능하다. 자동 이체 등 우대 요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3.6%의 금리를 적용한다. 설날, 어린이날, 추석 등 특정일에 입금할 때 보너스 금리(연 0.1%포인트)를 얹어준다.

신한은행은 ‘틴즈플러스통장·체크카드’도 판매하고 있다. 틴즈플러스통장은 만 13?18세, 틴즈플러스체크카드는 만 14?18세 청소년이 가입할 수 있다. 두 상품 모두 체크카드를 월 5만원 이상 사용하면 각종 자동화 기기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용돈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통장 잔액이 일정액 밑으로 떨어지면 문자로 알려준다. 놀이공원 입장료 할인과 CGV 영화 현장 할인 등의 혜택도 있다.

하나은행은 3년 만기, 연 4.6%짜리 ‘하나꿈나무적금’을 내놓았다. 장래 희망과 진학 희망 대학을 통장에 새기는 조건으로 우대 금리 0.4%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한다. 아이들이 직접 적금의 이름을 지을 수 있다. 저축할 때마다 스티커를 지급해 저축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18세가 될 때까지 3년  단위로 재예치하는 구조이다. 희망 대학에 합격하면 2%포인트의 축하 금리를 별도로 지급한다.

금리 우대·상해 보험 가입 등 혜택 ‘눈길’

ⓒ 우리은행
농협의 대표 상품은 ‘후토스어린이통장’이다. 자유 입출식 저축예금과 적금 등 두 종류이다. 만 13세 이하여야 가입할 수 있다. 입출식 예금은 일별 잔액 100만원까지 최고 연 3% 안팎의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다만 100만원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연 0.1%만 지급한다. 후토스어린이적금은 계좌 수에 제한이 없다. 1년 단위로 최장 17년까지 적립할 수 있다. 월 100만원 이내 1천원 단위로 불입하면 된다. 가입 후 3개월 이내 ‘스윙’ 약정을 하고 만기까지 유지하면 기간별 금리에다 0.6%포인트를 추가해준다. 7세 및 17세가 되는 시점에 0.3%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주는 것도 매력이다.

외환은행에는 ‘꿈가득한적금’과 ‘꿈나무저축예금’이 있다. 꿈가득한적금은 만 18세 이하 고객이 12~36개월 기간 중 월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가입액 제한은 없다. 꿈나무저축예금은 고객이 지정한 특정 금액이 초과될 때마다 다른 통장으로 자동 이체해주는 스윙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씨티은행의 ‘원더풀산타적금’은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재테크 상품이다. 적용 금리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1년 이상 3년 이하 기간 동안 매달 3백만원 범위 내에서 저축할 수 있다. 1년 이상 가입해 매달 꼬박꼬박 납입하면 연 0.2%포인트의 우대 이율을 적용한다. 설과 추석, 어린이날, 가입자 생일 전후 5영업일 이내의 용돈 입금액에 대해 건별로 0.2%포인트를 추가해준다. 3년 만기 적금이라면 기본 금리 연 4.6%에다 최고 우대 금리를 더할 때 최고 연 5.3%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자녀사랑통장’은 각종 상해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금리는 평균 잔액 10만원 미만 연 0.1%, 10만원 이상 50만원 미만 연 1.5%, 100만원 미만 연 2.0%, 100만원 이상 연 2.5% 등이다. 매달 10회 이상 출금하면 최저 약정 이율이 적용된다. 예금액이 많을수록, 예금을 찾는 횟수가 적을수록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어린이 보험·펀드에도 관심 둘 만

어린이 전용 보험이나 펀드는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미래 고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금융회사마다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보험에 가입할 때 ‘10년 이상 보장성’을 선택하면 이자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장기로 가입해야 복리 효과 또한 최대로 누릴 수 있다.

삼성생명은 ‘우리아이변액연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아이가 출생하는 순간부터 만 14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연금은 만 45세 이후부터 타면 된다. 사망 보장을 제외하고 재해나 장해 보장만 설정했기 때문에 월 보험료가 다소 낮은 편이다.

교보생명은 15세 이하 어린이가 들 수 있는 ‘교보우리아이변액연금보험’을 출시했다. 가입자가 원하면 10년 후부터 적립금의 일부를 총 10번에 걸쳐 해마다 받을 수 있다. 연금 지급 시기는 만 45세부터 80세 사이. 최저 보증 수익률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가입 후 10년 미만은 연복리 2.5%, 10년 이상은 2.0%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고 100세까지 보장이 가능한 ‘우리아이사랑100세보험’을 내놓았다. 임신이 확인된 순간부터 가입할 수 있다. 일반 암에 대해 기본 5천만원을 보장한다. 어린이에게 고액암이 발병하면 1억원을 지급한다. 5대 장기 이식 수술에는 3천만원씩 준다. 학교생활 중 재해 장해가 발생하면 최고 2억원을 보장한다.

대한생명은 ‘아이케어’를 판매하고 있다. 출생한 아이는 물론 임신한 다음 날의 태아도 가입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자주 걸리는 비염과 폐렴, 천식, 치과 통원, 암 등을 보장한다. 가입 10년 후에는 적립형 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다. 최고 1억원의 암 진단금과 방사선·항암 치료비(회당 100만원) 등을 지급한다.

자녀에게 저축보다 ‘투자’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고 싶다면 어린이 펀드도 괜찮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펀드의 경우 장기 투자형이 많다. 5년 이상 넣으면 투자 수익률이 일반 예금보다 낫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다만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고 원금 보장이 안 된다는 점을 자녀에게 잘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또 자산운용사의 3~5년간 수익률을 따져본 뒤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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