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검사” “친여 인물” 평 엇갈리는 최재경 중수부장
  • 감명국 기자 (kham@sisapress.com)
  • 승인 2012.03.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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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17대 대선을 불과 2주일 남겨둔 2007년 12월5일. 전국의 시선은 서울중앙지검청사 기자회견장에 집중되어 있었다. 취재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BBK 주가 조작 및 횡령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실상 대선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결과는 ‘무혐의’였다. 일부 기자들의 날 선 질문이 이어졌다. 취재진과 김홍일 차장 간의 질문과 대답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계속되자, 배석해 있던 최재경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은 기자들을 향해 웃으며 “우리 인상 좀 펴고 합시다”라고 말해 잠시나마 웃음을 흐르게 했다.

당시 기자회견장을 나서면서 기자들 사이에서는 “최검사는 다음 정권에서 대검 중수부장 자리는 떼어놓은 당상이다”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 현 정부에서 그는 대검 수사기획관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거쳤다. 모두 중수부장으로 가는 코스였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는 지난해 8월 중수부장에 올랐다.

경남 산청 출신이지만 대구고를 나온 탓에 그는 ‘PK(부산·경남)’라기보다는 ‘TK(대구·경북)’ 인맥으로 분류된다. BBK 수사를 통해 민주당으로부터 ‘공공의 적’으로 몰린 데다,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최구식 전 한나라당 의원과 친인척 간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최중수부장의 이미지는 ‘친여’ 성향으로 각인되었다. 본인 역시 이런 이미지를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검찰 내에서는 “정치색이 진짜 없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검사이다”라는 평이 대세를 이룬다. 4·11 총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최중수부장은 또 한 번 정치권력과 검찰 권력이 충돌하는 정중앙에 서는 운명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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